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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감독권 계속 보유해야”/전 총재들 개편안 반대입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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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은 감독권 계속 보유해야”/전 총재들 개편안 반대입장

입력
1997.06.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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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경식 한국은행총재는 17일 서울 하얏트호텔에서 민병도(7대) 하얏트호텔 회장 이정환(8대) 금호석유화학 회장 김준성(14대) 이수화학 회장 하영기(15대) 제일생명보험 회장 최창락(16대) 금호그룹 고문 박성상(17대) 동아시아경제연구원장 등 역대 한은총재 6명과 오찬모임을 가졌다.이날 모임은 한은총재와 한총회(역대 한은총재모임)간 정례회동으로 오래전부터 약속된 것이었지만 한은권한을 대폭 위축시키는 정부의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이 발표되고 한은내에서 이에 동의한 이총재 퇴진운동이 전개되는 시점이어서 회동자체가 세간의 주목을 끌었다.

그러나 이번 모임에서는 과거 한은법 파동때와는 달리 재경원의 손을 들어준 이총재의 「곤혹스런 처지」를 감안, 한은법 문제는 얘기하지 않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한 참석자는 사견임을 전제하면서 『이런 식으로 중앙은행제도를 개편한다면 과연 금융개혁위원회를 뭐하려고 구성했느냐』며 정부안에 반대입장을 피력했다.

한편 16일 발표된 정부의 중앙은행제도 및 금융감독체계 개편안에 대해 역대 한은총재 및 일부 금융통화운영위원들은 대체로 반대입장을 보이고 있다.

제13대 한은총재(78.5∼80.7)를 역임한 신병현 전 경제부총리는 『세계 각국의 금융개혁논의는 시장경제원리에 따라 은행의 자율성을 제고하는 방향으로 진행되고 있다』고 전제한 뒤 『정부가 발표한 이번 감독체계 개편안은 이런 방향과는 달리 감독권을 오히려 정부쪽으로 더 가깝게 가져가는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 전부총리는 또 『행정적 감독과는 달리 일선 금융기관에 대한 검사와 지도감독은 많은 경험과 기술을 요구하는 것인 만큼 한은이 감독권을 계속 보유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새로 도입된 한은총재의 물가계약제에 대해서도 『물가는 정부의 공공요금 예산규모 세금 등으로부터 많은 영향을 받는데 통화량만 담당하는 한은총재에게 물가책임을 묻는 것은 곤란하지 않느냐』며 역시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19대 총재(92.3∼93.3)였던 조순 서울시장도 『재경원장관이 맡던 금융통화위원장을 한은총재가 맡게 된 것은 잘된 일이나 은행 보험 증권감독원을 하나로 합치는 것이 과연 효과적일지는 의문』이라며 한은의 감독권분리 및 감독기능통합에 반대입장을 피력했다.<조철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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