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를 읽어본 적이 없는 어린이라면 이번 방학 때 한 번 읽어보자. 시는 어려운 것이 아니다. 뛰어난 사람만 짓고 낭송할 수 있는 것은 더구나 아니다. 시는 우리 가까이에 있다.김은영 동시집 「빼앗긴 이름 한 글자」중에서 「아빠의 등」을 읽어보자. 『행주처럼 낡은 아빠의 속옷/등에는 구멍이 솔솔 뚫려 있다/등멱 감을 때 문지르다 보면/맨살 드러낸 두 어깨와/군데군데 옷감 땀에 삭아 구멍난 자리/해님이 그려 준 검은 무늬가 있다 허물을 벗고 있다』(90∼91쪽). 밭일 마치고 돌아온 아빠한테 등목을 해주는 모습이 눈에 선하다.
시인은 경기 방일초등학교 선생님. 농촌의 풍경과 정서를 많이 담았다. 특히 도시 어린이에게는 자연과 함께 하는 생활의 신비로움을, 농촌어린이에게는 농사가 하찮고 고달프기만 한 일이 아님을 깨닫게 한다. 삽화도 정겹다. 창비아동문고 139, 4,000원.<이광일 기자>이광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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