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 시장 “돈받았다는 진술서 쓴적없고 반성할 것도 없다”「정태수 리스트」에 올라 불구속기소된 정치인 8명의 첫 재판에서 검찰은 포괄적 뇌물수수죄 인정을 위한 「그물치기」에 나섰으나 피고인들은 돈받은 사실일부 부인 또는 대가성 비켜가기 전략을 구사했다.
○…부산시장 문정수 피고인은 자신은 물론, 형도 돈을 받지 않았다고 2억원 수수혐의를 전면부인함에 따라 문피고인의 유무죄 여부는 사전수뢰죄에 대한 법리공방과 함께 이번 재판의 최대 쟁점으로 부각됐다.
문피고인은 검찰이 『조사당시 돈을 받았다는 진술서도 쓰고 「선거당시 경황이 없어 형이 돈을 받은 사실도 공직자로서 깊이 반성한다」고 피의자진술조서에 기록돼 있는데 지금은 반성하지 않는 것이냐』고 추궁하자 『그런 내용의 진술서를 쓴 적도 없고, 한보로부터 돈을 받은 적이 없으므로 반성할 것이 없지만 물의를 빚어 죄송하다』고 말했다.
문피고인의 변호인인 황상현 변호사는 『공소장에 적힌 공장이전집단민원과 국유지매입 등이 자금수수 당시의 구체적 청탁내용인지, 사후 청탁을 하겠다는 것인지 불명확하다』며 석명을 요구해 검찰과 논란을 벌이다 재판장이 『시장이 되면 각종 현안에 대해 최대한 편의를 봐달라는 포괄적 묵시적 청탁』이라고 정리해 일단락됐지만 향후 「사전수뢰죄」에 대한 「검―변」의 치열한 법정공방을 예고했다.
○…실어증 증세를 보이고 있는 정태수 피고인은 필답으로 검찰의 신문에 답했다. 정피고인 옆에 앉은 정태류 변호사는 미리 준비한 종이카드 4장중 정피고인이 검찰 질문에 대해 카드를 지적하거나 고갯짓 모양을 보고 하나씩 재판부에 들어보였다. 10×20㎝ 크기의 종이카드 4장은 「예」 「아닙니다」 「기억없습니다」 「모릅니다」는 짤막한 내용만 적혀 있었다.
수염을 기른 정피고인은 일부 신문에는 왼손으로 간단한 답변내용을 직접 적거나 손을 크게 가로저으며 애써 「모른다」는 의사를 표시하기도 했다.
○…재판부는 정치인 8명을 교도관석에 일렬로, 정태수 피고인은 그 뒤에 앉혀 재판을 진행했다. 정치인들은 출정할 때는 『큰돈 받은 여권 거물들은 모두 무혐의 처분했다』며 검찰에 강한 불만을 표시했으나 재판이 시작되자 불안감을 감추지 못했다. 문정수 피고인은 재판내내 주먹을 쥐었다 폈다하며 초조한 기색이 역력했다.<이태규 기자>이태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