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0∼80대 고령 더 미뤄선 안돼”/일 사과·배상 위해서도 꼭 필요/훈 할머니 귀국대책 논의 활발일본군 군대위안부로 끌려가 반세기이상 한을 안고 살아온 할머니들에 대한 실태조사가 시급하다. 「훈」할머니의 캄보디아 생존사실이 확인된 것처럼 군대위안부 출신 할머니들이 중국을 비롯, 동남아 등지에 더 많이 생존해 있을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시민단체들은 『일본의 공식 사과와 배상을 받아내기 위해서라도 정부는 적극적으로 군대위안부 실태조사에 나서야 한다』고 입을 모으고 있다.
15일 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공동대표 이효재) 등 시민단체들에 따르면 일본측 자료 등을 근거로 조사한 결과 일본군 군대위안부는 최소 20만명에 달하며 이 가운데 80∼90%는 한국인이다. 특히 군대위안부중 상당수가 수치심 때문에 일본 패망이후 귀국을 거부하고 외국에 남게된 경우도 많아 생존자는 예상보다 더 많을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그러나 88년 7월 「정신대 연구위원회」가 군대위안부에 대한 배상문제 등을 공식 제기한 이후 9년이 지나도록 정부는 군대위안부의 명단은 물론 정확한 숫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가 지금까지 파악한 국내외 군대위안부 출신 생존자는 1백58명에 불과하다.
시민단체들은 『민간단체의 끊임없는 진상규명 요구에도 침묵만 지키던 정부가 여론을 의식, 성의만 보이다가 그쳤다』며 『재외 군대위안부 할머니들이 70∼80대의 고령인 점을 감안할 때 이들에 대한 정부차원의 실태조사는 더 이상 미뤄선 안된다』고 말하고 있다.
정대협 신혜수(여·한일대 교수) 국제부장은 『민간단체가 재외 군대위안부 할머니 실태조사를 벌인다는 것은 경비나 인력면에서 불가능하다』며 『중국이나 동남아 국가들의 경우 시민운동이 그다지 활성화하지 않아 그들의 도움을 받는 것도 한계가 있다』고 말했다.
한편 정대협, 한국정신대연구회(회장 정진성 서울대 교수) 등 군대위안부 관련 시민단체들은 이번주 회의를 열어 「훈」할머니 귀국대책을 포함해 군대위안부 문제를 광범위하게 논의키로 했다. 지난해와 올해 해외 선교단체를 통해 중국의 정학수(73)씨 등 군대위안부 출신 할머니 3명을 귀국시킨 상도성결교회 김원동(54) 장로는 7월중 캄보디아를 방문, 「훈」할머니의 귀국절차 등을 협의하겠다고 밝혔다. 김장로는 『민간 선교단체의 조사결과 현재 중국에 군대위안부 할머니 6명의 생존 사실이 밝혀져 귀국을 추진중』이라면서 『망국의 한을 안고 평생을 살아온 군대위안부 할머니들을 귀국시키는 것은 우리 모두의 도리』라고 말했다.<최윤필 기자>최윤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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