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73세,혹독한 충격에 이름도 잊어경남 마산 출신의 73세 군대위안부 할머니가 일제에 의해 강제로 끌려간지 50여년이 지난 지금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 북부의 한 작은 마을에 생존해 있는 것으로 13일 확인됐다.<관련기사 31면>관련기사>
이같은 사실은 지난해 7월 시장조사를 위해 프놈펜 북부 콤퐁 참에 들렀다가 우연히 이 할머니를 만난 약재상 황기연(43)씨에 의해 밝혀졌다.
프놈펜에 체류중인 황씨는 이날 본보와의 전화통화에서 당시 『할머니는 자신을 만나자 마자 부둥켜 안고 흐느끼면서 「50여년만에 만난 첫 동포」라고 감격해 했다』고 전했다.
현지에서 「훈」이라는 이름으로 불리는 이 할머니는 약 18세때인 42년께 부산에서 한인 수천명과 함께 배에 태워져 대만 싱가포르 베트남을 거쳐 캄보디아로 강제이송된 것으로 알려졌다. 황씨에 따르면 우리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이 할머니는 자신이 경남 마산시 진동면에 살았으며, 1남3녀중 둘째로 태어나 언니는 도쿄(동경)로 시집갔으며 여동생과 막내 남동생을 두고 있었다고 말했다. 할머니는 강제연행 당시 혼절하는 등 격심한 정신적 충격을 받았고 캄보디아 내전중 아들을 잃는 등 혹독한 경험으로 자신의 이름을 비롯한 모국어마저 잊어버린 것으로 보인다고 황씨는 설명했다. 그러나 황씨와의 만남이 잦아지면서 옛기억을 되살리고 「안녕하세요」 「감사합니다」 등 잊었던 우리말을 점차 되찾아가고 있다고 황씨는 전했다.
한편 주 캄보디아 대표부의 박경태 대표는 전화통화에서 『여러 정황증거로 미뤄볼때 이 할머니가 위안부 출신임이 분명하다』면서 『본국송환 추진 등 인도적 차원에서 가능한 도움을 주고 싶다』고 밝혔다.<박진용·최서용 기자>박진용·최서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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