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사자가 속출할 정도로 극심한 식량난을 겪고 있는 북한에 남측이 식량을 직접 전달한 것은 참으로 가슴 뿌듯한 일이다. 남북한적십자사간의 합의에 따라 한적요원이 북한지역에 들어가서 옥수수가루 등을 북측에 전달한것은 고통받는 같은 핏줄을 돕는 뜨거운 동포애의 발로라 하겠다. 우리는 7월말까지 식량 5만톤을 직접제공하는 이번 대북지원이 꽁꽁 얼어붙은 남북간의 화해와 대화재개의 좋은 계기가 될 것을 기대한다.우선 12·13양일간 신의주, 남포, 남양 등으로 식량을 지원한데 대해 북한측이 매우 호의적이어서 눈길을 끈다. 옥수수를 보내준 남한 동포와 전국경제인연합회측에 감사의 뜻을 표한 것은 이번 지원이 가뭄속의 단비(감우)임을 말해 준다고 하겠다. 특히 북측의 사의표시는 더 많은 지원에 대한 요청과 기대를 보여주는 것이라 할 수 있다.
우리가 북한동포를 돕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하지만 돕고자 해도 북한측의 수용태세가 문제가 돼 왔다. 3년전 북한에 처음 큰 홍수가 나고 식량난이 시작됐을 때 전세계인들은 북한을 진정으로 도울 수 있는 나라는 남한이라고 생각해 왔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측과는 일체의 대화 및 접촉을 기피해 왔다. 특히나 2년전 쌀 15만톤을 줬을 때는 인공기 강제게양과 선원억류 등으로 남한 국민들의 분노를 사기까지 했다.
어쨌든 남북적십자사간의 접촉끝에 이번에 한적요원이 식량을 직접 갖고가서 전달케 된 것은 매우 다행한 일이다. 이에대해 북한은 조금도 부끄러워하거나 자존심이 손상된다고 생각해서는 안된다. 과거 84년 서울 홍수때 북한은 쌀·시멘트·의약품 등을 남측에 보내준 일이 있기 때문에 요즘처럼 어려운 때에 남의 도움을 받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다. 문제는 말로만이 아니라 남측이 더 많은 식량을 보내줄 수 있도록 마음을 여는 일이다.
남측으로서도 식량을 보내지만 아쉬운 일이 한 두가지가 아니다. 식량분배때의 한적요원입회, 지정지역배급 등 투명성은 여전히 확인할 길이 없다. 따라서 앞으로 북한이 식량을 더 많이 받을 수 있는지 여부는 오직 북측태도에 달려 있다.
북한 각지의 식량사정, 굶주리는 주민들의 실상 등 자료공개와 함께 배급의 투명성보장이 그것이다. 그렇게 할 때 남측의 당국과 국민은 식량은 물론 의약품 등 각종 구호품을 대대적으로 모아 계속 보낼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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