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태닉’ 개봉일 자기출연 영화와 겹치자/패라마운트사 회장에 으름장 ‘연기’ 얻어내할리우드의 A급스타 해리슨 포드가 자신이 주연하는 영화 「대통령 전용기」의 개봉일 스케줄을 놓고 라이벌 영화의 제작사 회장에게 위협전화를 걸어 화제가 되고 있다.
젊은층 관객을 노린 액션영화 「대통령 전용기」는 미 대통령 가족이 탄 비행기를 테러리스트가 납치한다는 내용으로 이 영화의 배급사인 소니는 지난해 가을 일찌감치 개봉일을 오는 7월25일로 발표했었다. 그런데 당초 7월2일 개봉예정이었던 대재난영화 「타이태닉」이 제작 후반부작업이 늦어지자 이 영화 배급사인 패라마운트가 개봉일을 7월25일로 미룰 것이라는 소문이 나돌면서 포드의 심기를 건드린 것. 포드는 최근 패라마운트의 모회사인 바이아콤 엔터테인먼트의 조너선 돌겐 회장에게 직접 전화를 걸어 『조너선, 당신들 도대체 무슨 짓들 하고 있는 거야』라며 노발대발했다는 것이다. 포드는 이어 『오랫동안 지속해온 자신과 패라마운트와의 관계를 단절해버리겠다』고 으름장을 놓았다.
포드가 이렇게 대노한 까닭은 같은 연령층의 관객을 노린 두 영화가 같은 날 개봉될 경우, 둘중 하나는 흥행에서 피를 보게 마련이기 때문. 한해 흥행수입의 40%를 점하는 할리우드의 여름 시장에는 큰 대형오락영화들이 대량 출하되는데 영화사들은 서로간의 충돌을 피하기 위해 개봉일 스케줄을 놓고 골머리를 앓곤한다.
그래서 어떤 영화들은 아예 1년전에 미리 개봉일이 발표되기도 하는데 스필버그의 「쥬라기공원2」의 개봉일도 작년 여름 발표됐었다. 개봉일을 선점, 경쟁 영화들에게 같은 날을 피해가라는 일종의 선전포고다.
한편 올해초 워너브라더스는 멜 깁슨 주연의 스릴러 「음모이론」을 역시 7월25일 개봉한다고 발표, 이날 3편의 대작들이 맞붙게 됐다. 그런데 포드는 한달전 워너브라더스의 밥 데일리 회장에게도 전화를 걸어 불쾌감을 표했었다.
포드의 이같은 위협전화에 대해 워너브라더스는 콧방귀를 뀌고 있으나 패라마운트는 사정이 다소 다르다. 포드가 주연한 히트작들인 「잃어버린 성궤를 찾아서」 「위트니스」 「패트리어트 게임」 등이 모두 패라마운트 작품이기 때문이다. 패라마운트로서는 포드를 건드려 황금알을 낳는 거위를 잃고 싶지 않기 때문. 그래서였는지 아니면 여름 경쟁작들이 워낙 강력해서였는지 패라마운트는 「타이태닉」의 개봉일을 아예 연말로 멀찌감치 연기하기로 결정했다. 어찌됐든 해리슨 포드는 위협의 소득을 얻은 셈이다.<박흥진>박흥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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