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원들의 「직급인플레」가 갈수록 심해지고 있다. 명예·조기퇴직 등 고령인력 방출에도 불구, 평직원 (행원)비중은 갈수록 줄어드는 반면 간부급은 늘어나는 「가분수」형 직급구조가 형성되고 있다.12일 은행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말 현재 15대 시중은행의 일반직원(임원 서무·별정직 제외)수는 7만8,819명으로 이중 책임자급인 1∼4급이 38.2%인 3만141명이었다.
책임자급 직원비중은 85년만해도 25.3%에 불과했으나 90년엔 29.4%로 높아졌고 ▲91년 30.8% ▲93년 34.1% ▲95년 36.7% 등 매년 높아지는 추세를 보여왔다. 10년새 평직원은 61.1% 늘어난 반면 책임자급은 295.2%나 증가한 것이다.
특히 본점부장 및 지점장급에 해당하는 1, 2급 간부수는 같은 기간동안 321.6%나 늘어났다. 이에 따라 전체 은행원에서 1,2급 책임자들이 차지하는 비중도 85년엔 4.9%에서 90년엔 5.9%, 92년 6.8%, 95년 7.4%에 이어 지난해엔 7.6%(5,965명)로 높아졌다.
이처럼 은행 직급분포가 「상향평준화」하는 것은 ▲신입행원 채용규모는 점차 감소하는 반면 ▲점포·부서신설로 간부수요는 늘어나고 ▲신설된 후발은행들이 인력 스카우트 과정에서 직급을 한단계씩 높여주었기 때문이다. 특히 인사적체가 심화하면서 은행마다 직책(부장 차장 과장 등)과 직급(1, 2, 3급)을 분리, 직책은 그대로두고 직급만 올려주는 「궁여지책」에 가까운 인사제도가 확산된 것도 「직급인플레」를 부추긴 요인으로 지적되고 있다.
시중은행 인사관계자는 『지금 추세라면 책임자와 평직원수가 같아지고 아예 조직이 가분수가 되는 것도 시간문제』라며 『직급인플레는 조직운영의 불균형과 인건비압박 등을 초래한다』고 말했다.<이성철 기자>이성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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