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행세하다 프락치 오인 가능성【광주=안경호 기자】 전남경찰청은 지난달 27일 전남대 교내에서 숨진 채 발견된 이종권(24·무직·전남 장성군 남면)씨가 전남대 문학동아리에 가입해 활동한 사실을 확인, 남총련 학생들로부터 프락치로 오인받아 폭행당해 숨진 것으로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11일 『숨진 이씨가 지난달 9일 「용봉문학회」에 전기공학과 1년 「박철민」이라는 가명으로 가입, 같은달 25일까지 시화전에 참가하는 등 활동을 하고 선배 결혼식에도 참석한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동아리 회원들이 이씨가 발견되기 하루전에 남총련에서 활동하는 간부들에게 이씨의 프락치 여부에 대한 조사를 의뢰한 사실도 밝혀내고 이씨가 프락치로 오인받아 폭행당해 숨졌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지난달 27일 상오 3시35분께 전남대 대강당옆 잔디밭에서 숨진 이씨를 처음 발견한 전모(27·순천대 총학생회장)씨를 검거하기 위해 연고지 등에 수사전담반을 급파하는 한편 전남대 구내에 대한 압수수색영장을 발부받았다.
부검결과 이씨는 갈비뼈가 부러지고 온 몸에 타박상이, 손목 등에는 피멍이 들어 있었다. 경찰은 이씨가 전남대에 응시했다 낙방했으며 사귀던 여학생이 전남대에 다니다 지난 2월초 휴학한 점 등으로 미뤄 전남대생 행세를 한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가족들에 따르면 이씨는 지난달 25일 『고창 선운사에 다녀오겠다』며 집을 나간뒤 연락이 끊겼다. 가족들은 이씨가 집을 나간뒤 9일이 지나도록 소식이 없어 지난 3일 파출소에 가출신고를 하는 과정에서 경찰의 피해자 신원수배 전단에서 아들을 보고 사고를 당한 사실을 안 것으로 알려졌다. 이씨의 어머니 이모(60)씨는 경찰에서 『아들이 숨지기 전날인 지난달 26일 하오 9시께 20대 남자가 집으로 전화를 걸어 「고교동창」이라고 밝힌 뒤 아들의 직업과 대학재학 여부 등을 물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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