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상황 이럴땐 어떻게/외국인노동자 폭동 “불만파악 타협으로 해결”/절대요양 건강진단 “대통령 병력 국민에 알릴 것”질문 1. 노동부장관이 안산에 있는 외국인 근로자 수천명이 근로조건개선을 요구하며 폭동에 가까운 시위를 하고 있다는 보고를 해왔습니다. 이들을 무리하게 진압했다가는 상대국과의 외교문제가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외무장관은 공단이 피해를 보더라도 자연적으로 수그러지기를 기다리자는 견해이지만, 내무장관은 다소의 무리가 있더라도 진압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어떻게 하겠습니까.
질문 2. 건강에는 누구보다도 자신있다고 말해왔지만 주치의의 진단에 의하면 한달정도 절대요양을 해야 한다고 합니다. 경우에 따라서는 암일 수도 있다고 합니다. 이 사실을 공개하시겠습니까. 공개하지 않을 경우 공식스케줄을 어떻게 하겠습니까.
이인제 경기지사는 첫번째 질문에 『아주 어려운 상황』이라고 운을 뗀뒤 『산업현장의 질서를 신속하게 회복하고 해당국가와 외교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우선 강조했다.
『폭동이 더이상 악화하지 않도록 여러 정책을 강구해야 하며 외국인 근로자들의 불만이 무엇인지 파악해 타협으로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는 추가답변이 이어졌다.
이지사는 군대동원 필요성을 묻는 보충질문에 『그런 사태로까지 악화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면서 『불가피한 경우가 아니라면 군대는 함부로 동원해선 안된다』고 입장을 밝혔다. 현정권출범초기 노동부장관을 지내면서 축적한 경험을 활용한 답변이었으나 구체적인 사태수습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두번째 질문에 대해선 『대통령의 병력은 개인적인 문제만이 아니라 국민들이 알아야 할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그런 일이 생기면 있는 그대로 국민들에게 알리고 필요한 조치를 취해 나갈 것』이라고 답변했다.
▷전문가 평가◁
외국인 근로자 수천명이 폭동을 방불케하는 폭력시위를 일으켰다면 국내외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몰고 올 긴박한 상황이라고 봐야 한다. 이 경우 통상적인 노사분규대책은 무용지물이 될 가능성이 높다. 사태발생현장의 수습책이 제대로 언급되지 않아 아쉽다. 외무장관과 내무장관의 의견차를 구체적으로 어떻게 조정할 것인지도 분명하게 언급되지 않았다.<장현규 기자>장현규>
◎당내 타주자들 서면질문/깜짝 놀랄 후보설 “김 대통령 그런말 하지않는 분”/지사취임후 공적 “행쇄위 구성·중기지원·문화계승”
이인제 경기지사에 대한 서면질문에는 이홍구·이한동·박찬종 고문과 최병렬 의원 등 4명이 응했다. 이회창 대표 이수성 고문 김덕룡 의원 등 3명은 질문요청에 응하지 않았다.
박고문측은 『만약 이지사가 명예퇴직을 앞둔 40대 가장으로 창업을 한다면 어떤 분야를 택할 것인가』를 물었고, 이지사는 『내자신이 신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지 않아 신기술이나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과 힘을 합쳐 벤처기업을 할 것』이라고 답변했다.
이한동 고문진영은 『경기지사취임 이후 경기도를 위해 공헌한 점을 구체적으로 3가지만 밝혀달라』고 주문했고, 이지사는 ▲행정쇄신위원회 구성과 행정모니터제도 실시 ▲중소기업신용보증조합과 중소기업기술개발지원센터 설립 ▲문화유산의 개발·계승 등을 사례로 제시했다.
이홍구 고문측은 권력분산론에 대한 입장을 물었고, 이지사는 『최근 정치의 큰 화두는 권력분산』이라며 『대통령은 국가경영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철학을 갖고 권력분산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지사는 『권력분산을 합종연횡의 도구로 이용하는 것에는 절대 반대한다』고 덧붙였다.
최의원측은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깜짝놀랄 만한 젊은 후보」 얘기를 직접 들은 적이 있느냐』고 질문했고 이지사는 『김대통령은 그런 말을 하지 않는 분』이라고 답변했다. 이지사는 「그런 말에 영향을 받아 경선에 나섰느냐」는 보충질문이 있자 『그런 말이 없었더라도 이렇게 상황이 발전되어온 이상 결과는 똑같다』며 『경선출마를 구체적으로 고민한 것은 지난 연말부터』라고 말했다.<장현규 기자>장현규>
◎시민포럼 이모저모/공격성 질문 다듬어온 논리로 정면대응/“치맛바람얘기는 과장” 부인 적극 두둔
이인제 경기지사는 11일 포럼에서 시종 침착한 자세를 유지하며 또박또박한 말투로 논리적인 답변을 계속했다. 이지사는 날카로운 공격성 질문에 대해서도 핵심을 비켜가지 않고 자신의 입장을 분명하게 피력하는 등 「젊은 주자」의 패기를 부각시키려 했다. 그는 자신의 캐치 프레이즈인 「세대교체론」에 대한 추궁이 잇따르자 평소 다듬어온 논리를 자신있게 전개했다. 이지사는 95년 당내 경기지사 후보경선과정의 공정성과 부인의 「왕성한 활동」을 문제삼는 질문 등에는 일단 미소부터 지은뒤 대답하는 등 여유를 보이려 했다.
하지만 이지사는 한보사태의 정태수리스트 관련 의원들의 징계문제에 대해서는 『동료 정치인으로서 결론을 내리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고 말하는 등 분명한 답변을 삼갔다.
○“스승한계 극복이 보은” 우회
○…모두발언이 끝나자 질문의 초점이 대선자금문제와 김영삼 대통령과의 관계에 모아지며 분위기를 단숨에 고조시켰다. 이지사는 대선자금문제에 대해 『뼈를 깎는 참회의 자세로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하는 노력을 해야 한다』며 김대통령의 공개불가 입장을 수용했다. 이에 대해 「대선자금과 두 전직대통령의 통치자금이 무슨 차이가 있느냐」는 추궁이 있자 다소 곤혹스런 표정을 지으며 『선거자금과 당선된 뒤 공직에 있으면서 조성한 자금은 구분해야 한다』고 답변했다.
이지사는 김대통령에 대한 평가를 묻는 질문에는 비교적 신중하게 답변했다. 「김대통령과 자신의 사이를 바둑계의 조훈현 이창호 관계로 비유한 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김대통령을 이해하고 존경한다』며 『제자가 스승의 은혜에 보답하는 길은 스승의 한계를 극복하는 것』이라고 우회적으로 답변했다.
○세대교체론 싸고 열띤 공방
○…포럼에서 이지사와 패널리스트들은 「세대교체론」을 둘러싸고 열띤 공방을 벌였다. 이지사는 「세대교체론은 전혀 과학적 근거가 없는 슬로건 아니냐」는 추궁에 『농업사회에서 성장한 지도자들에게는 가부장적 권위주의와 지역주의가 체질화해 있다』며 『산업사회에서 성장한 지도자가 나와 21세기 정보화사회에 대처해 나가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 「세대교체의 모델로 삼고 있는 미국의 클린턴 대통령은 아칸소 주지사를 12년동안 했기때문에 이지사도 좀 더 있다가 대통령에 출마해야 하지 않느냐」는 질문이 나오자 이지사는 『클린턴은 출마당시 나처럼 중앙정계에 발을 디딘 경력이 없었다』고 정면돌파를 시도했다.
이지사는 「경선에 나선 뒤 한달에 열흘가량 경기도를 떠나 타지역을 방문하는 등 도정을 소홀히 하고 있다」는 지적에 대해 『나는 평소에도 현장을 돌아다녔으므로 도청을 지키는 것은 별 의미가 없다』며 『경선활동 중에도 도정이 잘못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답변했다.
노동부장관을 지낸 이지사는 노동정책에 대해서는 자신있게 입장을 개진했다. 이지사는 외국인 근로자 처우문제에 대해 『마땅히 인간으로서 존엄성을 존중해야 하겠지만 현단계에서 국내체류 외국 근로자에 대해 보편적으로 고용허가를 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답변했다.
○…토론장에는 부인 김은숙씨가 나와 토론 시작전 손을 모으고 기도를 하는 등 정성을 다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지사는 「부인이 매우 적극적으로 활동하고 치맛바람이 세다는 얘기가 있다」는 질문에 『실제보다 과장됐고 사실은 그렇지 않다』며 부인을 적극 두둔했다.<김광덕 기자>김광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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