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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 ‘벽’ 다시 뚫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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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금융시장 ‘벽’ 다시 뚫렸다

입력
1997.06.1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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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내달께 1억불 해외CB 발행/신한도 독서 중장기 차입 성공/‘한보’로 추락했던 신용 회복조짐한보사태이후 신용추락으로 국제금융시장에서 사실상 「쫓겨났던」 국내 시중은행들이 시장재진입에 잇따라 성공하고 있다. 신용도가 아직 완전 회복된 것은 아니지만 은행들은 막혔던 국제금융시장의 벽을 다시 뚫기 시작했고 해외투자자들도 외면했던 눈길을 점차 돌리기 시작했다는 평가다.

10일 금융계에 따르면 한미은행은 국내은행중 처음으로 7, 8월중 1억달러규모의 해외전환사채(CB)를 발행할 예정이다. 은행의 해외CB발행은 지난해부터 허용돼 몇몇 은행들이 시도한 바 있으나 대기업 연쇄부도로 신용도가 곤두박질치고 높은 「코리안 프리미엄」(한국금융기관에 대한 위험금리)이 적용되면서 기채에 번번히 실패하고 말았다.

한미은행 박석원 이사는 『발행조건은 미정이나 일단 국내은행의 해외CB발행에 물꼬가 터진 이상 타은행의 해외CB발행에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한미은행은 내달 15일까지 홍콩 뉴욕 쥐리히 런던 등에서 해외금융기관들을 위한 「로드쇼(투자설명회)」를 가질 계획이다.

신한은행도 9일 독일에서 3억마르크(1,560억원상당)의 3년만기 채권발행에 성공했다. 한보사태이후 은행의 해외차입은 사실상 동결되거나 단기물 위주, 길어야 1∼2년짜리가 고작이었는데 신한은행의 3년만기 채권발행은 한보사태이후 시중은행의 첫 중장기 차입 사례로 평가된다.

금리는 리보(런던은행간금리)에 0.37%포인트를 더한 수준으로 한보사태 전보다 코리안 프리미엄이 0.2%포인트 올라갔으나 현 신용여건을 감안하면 매우 양호한 조건이란 평가다. 신한은행 박용균 국제금융팀장은 『코리안 프리미엄이 없어지지는 않았지만 해외기관들이 국내은행의 중장기차입에 투자를 했다는 점은 다른 은행의 해외자금조달 재개에 전환점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앞서 장기신용은행은 지난달 1년만기 변동금리채권(FRN)을 한보사태이후 처음으로 공모발행, 국내은행의 국제금융시장 재진입에 물꼬를 텄고 대동은행도 홍콩서 4,000만달러의 2년만기 채권발행에 성공했다.

한은관계자는 『여건이 어렵더라도 해외투자자들에게 자꾸 「노크」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특히 우량은행들에 대해 국제금융시장에 공세적으로 나설 것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국제금융시장에선 국내은행들이 자금차입시 신용도에 따라 통상 0.1%포인트의 차등금리를 적용하고 있는데 우량은행이 좋은 조건으로 돈을 빌려오면 신용도 낮은 은행들의 차입여건도 함께 개선된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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