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감정 초연한 지도자 나서야”/“김 대통령 중대결심 뭔지 헷갈려”/대선자금 자료없다는 말은 논리에 안맞아/JP 경륜 훌륭하지만 연합설은 사실무근/국가위신 생각 두 전직대통령 사면 바람직/정치비용으로 한달에 2,500만원 정도 사용◇사회
이성춘 한국일보 이사 겸 논설위원
◇패널리스트
안병찬 경원대 신방과 교수·전 언론인
유자효 SBS해설위원
박주현 변호사·경실련 상집위원
공병호 자유기업센터 소장
◆모두발언 요지
우리는 정치 안보 경제 사회적으로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 화염병과 쇠파이프를 동원한 시위가 살인으로 이어졌다. 성폭력이 난무하는 등 사회불안도 가중되고 있다. 또 후삼국시대를 방불케 할 정도로 지역분할이 심화돼 국론도 분열돼 있다. 국론을 결집하지 않으면 선진국에 진입하고 조국통일을 이루려는 우리의 원대한 목표는 물거품이 될 것이다. 지역할거를 타파하고 국론을 통합하려면 지역감정에 초연한 지도자가 나서야 한다. 균형감각을 갖고 중용정치를 실현하겠다는 강한 신념을 가진 지도자가 필요하다. 이런 맥락에서 나야말로 국민통합을 이룰 수 있는 정치인이라고 생각한다. 나에게 기회가 주어진다면 다음과 같은 정책을 펼쳐 반드시 국민통합을 달성할 것이다. 돈안드는 선거와 정치의 틀을 만들어 정경유착의 고리를 근절시키겠다. 과거와 현재를 조화시켜 다시는 전직 대통령이 불행해지는 경우가 없도록 해야 한다. 2002년에 1인당 국민소득 2만달러의 중산층 시대를 만들고 고개숙인 아버지가 없는 밝은 사회를 만들겠다. 시장보기가 즐거운 경제, 과외가 필요없는 교육 정책을 펼쳐야 한다. 나는 40여년간 입법·행정·사법부를 두루 거친 경력과 경륜을 갖고 있다. 21세기를 열어 갈 경륜과 통합의 지도자로 내가 선택되기를 바란다.
―자신이 대표에 하마평을 받을 때와는 달리 이회창 대표의 대표직 유지를 반대하는 것은 모순 아닌가.
『내가 물망에 오를 때 대표직 유지여부에 대해 분명하게 말하지 않았다. 다만 대표라고 해서 경선에 못 나간다면 그런 대표는 할 수 없다는 말은 했다』
―이대표의 대표직 유지가 경선의 공정성을 해치는 이유를 세가지만 들어달라.
『이대표는 취임전 대표직 유지는 공정성을 해친다고 주장했다. 취임이후 3개월동안을 봐도 이대표의 당무수행 자체가 공정성을 해친다는 것이 중론이다. 가까운 시일내에 사퇴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이대표가 끝내 사퇴안하면 다른 주자와 집단행동을 할 것인가.
『사퇴가 바람직하지만 그것을 강제로 실현시킬 수 있는 방법은 없다. 인사권자인 총재와 이대표가 알아서 해결해야 할 문제이다』
―이대표의 대표직 유지시 타 주자가 경선을 거부할 경우 동참할 생각인가.
『상식과 순리에 따라야 한다. 강경일변도는 민주적 당운영에 역행된다』
―신한국당 경선주자들 사이에서 합종연횡이 이뤄지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당헌이 1차투표에서 과반수 득표자가 없을 경우 2차 결선을 규정하고 있어 그 자체가 합종연횡을 예정하고 있다』
―92년 대선당시 지역구인 포천·연천에 5,000만원이 지원됐다고 말했는데 더 많지 않았는가. 대선자금은 성의만 있으면 밝힐 수 있다고 보는데.
『4,000만∼5,000만원을 언급한 것은 사실이나 기억을 더듬어 말한 것이다. 지구당 지원규모는 지역에 따라 다르다. 나는 대선자금 총액을 조사할 수 있는 위치에 있지 않다. 검찰은 김현철씨의 120억원 자금에 대해 불분명하게 밝혔는데 내사를 계속, 이 자금의 성격에 대한 국민적 의혹을 해소해야 한다』
―자신과 가까운 김영구 의원이 92년 당시 선대본부장 이었다. 김의원에게 대선자금 공개를 권유할 생각은 없는가.
『가까운 사이지만 공적인 문제에 관해 이래라 저래라 할 수 있는 입장은 아니다. 우리 둘은 입이 무거워 술자리에서도 대선자금과 관련한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야당처럼 대선자금 국정조사를 요구한 것은 인기를 의식한 게 아닌가.
『독자적으로 고민끝에 내놓은 것이다. 검찰수사는 온당치 않고 고백은 문제를 크게 할 수 있다. 자료가 없다는 말은 논리에 맞지 않는다. 대선자금 문제는 정치문제인 만큼 여야가 뼈를 깎는 아픔으로 진상을 밝혀 미래지향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취지의 얘기이다』
―이수성 고문은 차기정권서도 대선자금을 거론하지 말자고 했는데.
『여야가 힘을 합쳐 12월 대통령 선거이전에 대선자금의 대략적 규모를 밝히고 정경유착 병폐의 재발을 막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
―유성환 의원의 국시파동때 체포동의안에 찬성했고 노동법·안기부법을 날치기 처리했다. 공인이라면 부당한 지시를 거부했어야 하는 것 아닌가.
『유의원문제는 사전에 막아보려 했는데 안됐다. 지금도 유감이다. 날치기 등에서 무조건 승복한 것으로 아는데 내부적으로 시정하기 위해 많은 애을 쓴다. 이것이 역불급일때 선공후사할 수 밖에 없다』
―94년 12월의 예산안 날치기 처리가 이고문의 아이디어라는 지적이 있다.
『예산안 처리는 법정시한이 있는데 야당은 예결위에 참여하지도 않았다. 법정시한을 넘기면 나라살림에 엄청난 지장을 초래, 불가피한 선택을 할 수 밖에 없다』
―뒤늦게 5·18특별법이 제정됐는데 14대때 해결할 수도 있지 않았나.
『정당정치의 내실을 들여다 보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여당의원이 당정협의를 거친 결과에 승복하지 않으려면 탈당하고 당을 떠나야 한다』
―앞으로 잘하면 된다고 했는데 과거에 대한 반성이 먼저 아닌가.
『바람직하지 않으니까 조금씩 시정해야 한다는 의미다. 원내총무를 3번 하면서 「최선의 날치기가 최악의 협상만 못하다」는 자세로 임해왔다』
―경륜의 차별화를 시도하지만 쟁점에 대해 목소리를 내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
『자기 목소리 내는 데는 여러 방법이 있다. 지도부에 직언할 수도 있고 언론에 입장을 밝힐 수도 있다. 나는 그동안 지도부에 수없이 내부건의를 했지만 언론을 의식해 선전차원서 목소리를 내지는 않았다. 예를 들어 대통령과 단둘이 앉아서 건의한 것을 언론이 알 수는 없을 것이다』
―지역구인 포천에서 호국로가 개통됐을 때 「전두환 각하께 감사한다」는 도로비를 세웠다. 이를 철거할 의향은 없는가.
『호국로는 국민의 세금, 즉 국가예산으로 건설됐으나 그 당시는 국가예산을 쪼개서 내려보내 준데 대해 매우 고맙게 생각했다. 도로비를 세운 것은 포천군민 전체의 뜻이며 개인적으로도 철거돼서는 안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오히려 교훈으로 삼아야 한다』
―김대통령의 대선자금 공개거부에 찬성하는가.
『거부한 것이 아니고 공개의 조건을 충족못해 공개하기 불가능하거나 어렵다는 취지라고 이해한다』
―김대통령의 중대결심 언급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정치권 사정, 내각제개헌 국민투표 등이 거론되나 그 내용이 뭔지 정말 헷갈린다. 또 하나의 의혹으로 국민불안을 야기하는 것은 바람직 하지 않다』
―정치구조 개편을 위한 국민투표를 올바른 선택이라고 보는가.
『권력구조를 바꾸는 개헌은 시간적, 물리적으로 어렵다고 본다. 또 조리에도 맞지 않는다』
―경선에서 패하면 탈당해 자민련 김종필 총재와 힘을 합칠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원내총무로서 1년간 김총재와 함께 일한 적이 있다. 그때 보니 김총재는 안목과 식견이 높고 경륜도 훌륭했다. 그러나 김총재와의 연합은 사실무근이며 내 주위에서 그렇게 말하는 사람도 없다. 나는 상식과 순리를 존중하는 정도정치를 해왔다』
―5공시절 육사출신 정치군인들이 정권을 잡고, 서울대 법대출신 해바라기 정치인들이 이를 뒷받침 한다고 해서 육법당이라는 말이 있었다. 이 말을 어떻게 평가하는가.
『81년 정치입문할 때 신군부가 나를 써준 것이 아니라 지역구의 여건상 내가 여당후보로 나가야 할 상황이었다. 나는 해바라기성 정치인이 아니다』
―전직 두대통령이 사면돼 당을 만들 경우 참여할 것인가.
『꿈에도 생각하지 않고 있다』
―국가위신의 추락을 막기위해 전직대통령을 사면해야 한다고 말해 왔는데.
『사법적 판단이 끝나 복역중에 있다는 점을 전제로 한 얘기다. 세계화시대에 국가위신을 생각하고, 미래지향적인 자세로 두사람을 적절한 시기에 사면하는 것이 바람직 하다는 사견을 밝힌 것이다』
―국민 반대를 무릅쓰고 미국의 포드 대통령은 닉슨 전 대통령을 사면했으나 재선에 실패했다. 닉슨은 도청문제였지만 두 전직대통령은 국헌문란과 관련됐다. 그래도 국가위신을 고려해야 하는가.
『포드가 국가위신을 사면의 취지로 들었다는 점을 우리도 참고해야 한다』
―이고문은 경제활력회복을 위해 예산, 해고, 임금 등 3대 동결을 주장한뒤 교육비절감을 위한 교육비증액도 주장했다. 서로 상충되지 않는가.
『3대 동결주장은 고비용 저효율 경제구조 개선을 위해 「눈물의 계곡」을 정부 기업 국민 모두가 감내하자는 뜻에서 한 말이다』
―각종 연설회나 모임에서 「지도자는 산전수전, 춘하추동을 다 겪어봐야 한다」고 말했는데 산전수전을 다 겪었다고 말할 수 있는가.
『권위주의체제에서 민주화로 이행하는 과정을 줄곧 지켜 보았다. 그동안의 경험이 귀중한 정치자산이라고 생각한다』
―김대통령이 지난 1월9일 여권후보 결정에 개입한다는 의사를 밝힌 직후 대통령의 태도를 지지했는데.
『당시 「대통령도 당원의 한사람이고 따라서 당원으로서 입장을 밝히는 것은 대통령의 자기 권리내 문제다」라고 말했다. 그러나 현재 대통령이 누구를 지지한다고 밝히면 공정한 경선에 영향을 미칠 것이다. 지금 대통령은 태도를 표명하지 않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대통령의 공직자 골프금지령을 어떻게 생각하는가.
『김대통령은 「내가 언제 골프를 치지 말라고 지시했나」고 반문했다. 공직자들이 자숙하는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도 헷갈린다』
―개인사무실이 몇개인가.
『하나다. 81년부터 유지해온 서소문 법률사무소가 작아 최근 좀 더 넓은 곳으로 옮겼다』
―매월 정치비용을 어느 정도 사용하고, 어떻게 조달하는가.
『한달에 2,500만∼2,600만원을 사용한다. 후원회에서 1,300만∼1,400만원을 조달하고 나머지는 고문변호사 수입과 국회의원 세비로 충당한다』
―일반국민을 상대로 한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여론이 낮은데.
『당내 여론조사에서 2위권 밖으로 밀린 적이 없다. 나는 보수 주류로 뿌리가 깊은 나무와 같다. 그동안 나를 알릴 기회를 갖지못했다. 당내 경선이 끝날 때쯤이면 당심과 민심이 수평을 이룰 것이다』
―보수주류로 자부하는데 보수는 어떤 의미인가.
『우리나라에서 보수는 반공 부정부패 등으로 각인돼 있다. 그러나 보수는 옛 것을 존중하고 귀중히 여기면서 버릴 것은 버리고 고칠 것은 고치자는 것이다』
―규제개혁은 각종 이익단체와의 갈등을 동반한다. 국민들을 설득할 수 있는 논리적인 준거틀을 갖고 있는가.
『국가지도자가 결단에 이르는데는 2가지 잣대가 필요하다. 첫째는 사전에 국민에 알려 국민대다수의 의사대로 결단하는 것이고 둘째는 국민대다수가 반대하더라도 국가이익을 고려해 정치철학에 따라 결단을 내리는 것이다』
―대통령은 경선과정의 혼탁 과열양상을 경고했는데.
『모든 당원들이 감시인이라고 생각하면 경선에 문제가 없다』
―당내 경선주자들이 경선 룰을 지키자는 합의를 할 생각은 없는가.
『후보등록직후 민주적이고도 공정한 경선, 경선후 승복을 약속하는 내용의 서명을 하고 이를 공식 선포할 예정이다』
―국가지도자는 철저한 사상검증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해 왔는데 고위공직자출신 경선주자들도 사상검증을 받아야 하는가.
『자유민주주의체제를 수호할 소신과 확고한 국가관을 갖고 있느냐 등에 대해서는 검증을 받아야한다』
―육군에 편중된 우리 군체제를 현대전에 맞게 개편할 계획은.
『74년부터 추진된 군현대화계획은 초기 지상군전력강화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으나 앞으로는 해·공군 전력강화에도 주력해야 한다』
―신한국당내 민정계가 「나라회」를 결성하는 과정에서 이고문이 소외받고 있으며 나라회는 결국 이회창 대표를 지지할 것이라는 예상이 있는데.
『민정당출신들이 경선 중립을 표방하며 나라회를 결성했다. 그래서 나는 가입자격이 없었다. 나라회 멤버들은 정치적 양식과 식견이 있는 분들이어서 누구 뒤를 따라 몰려다니지는 않을 것이다』<정리=고태성·이영섭 기자>정리=고태성·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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