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정구성 차기총리 유력아일랜드 야당인 피아나 페일당(아일랜드 공화당)의 버티 아헌(46) 당수가 유력한 차기 총리로 떠올랐다. 166명의 하원의원을 뽑은 6일 총선에서 피아나 페일당은 76석을 차지, 55석을 얻는데 그친 존 브루턴(49) 총리의 집권 피네 게일당(통일아일랜드당)에 승리했다. 좌·우 연립정권을 지탱해온 노동당도 32석에서 10석이나 잃는 참패를 당했다.
피아나 페일당은 이번 선거에서 과반의석(84석) 확보에는 실패했지만 야당연합인 진보민주당(4석)과 중도우파 계열의 무소속 당선자들과 손잡고 연립정권을 구성할 것이 확실시된다. 아헌당수는 7일 『연정구성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고 단언했다.
그러나 피아나 페일당이 연립정권을 구성할 지 속단하기는 아직 이르다. 피아나 페일당은 92년 총선서도 68석을 얻어 제1당이 됐지만 피네 게일당과 노동당, 민주좌파의 좌우연합(85석)에 밀려 정권장악에 실패한 바 있다.
따라서 아헌은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는 녹색당과 무소속 당선자들의 환심을 얻기 위해 그들의 요구 조건을 대폭 수용해야 하는 부담을 안고 있다. 전문가들이 『이번 선거의 패자는 분명히 드러났지만 승자는 여전히 오리무중』이라고 말하는 것도 이익을 좇아 이합집산하는 아일랜드 특유의 정치풍토 때문이다.
아헌은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을 둘러싸고 영국에 보다 강력한 입장을 보이겠다고 천명한 바 있다.
그는 북아일랜드 평화협상에 관여했던 알버트 레이놀즈 전 총리를 북아일랜드 특사로 임명하겠다는 의욕을 보이고 있다.
하지만 아헌은 이번 선거에서 사상 처음 1석을 확보, 원내진출에 성공한 아일랜드공화군(IRA) 정치조직인 신페인당의 카오임긴 카오레인을 연정에 끌어들이지는 않겠다고 강조했다.
26세때인 77년 더블린에서 처음 당선된 그는 피아나 페일당이 집권한 80년대 후반 노동·재무장관 등을 역임했으며, 친형인 노엘 아헌도 더블린 북서지구에서 같은 당 후보로 당선, 형제 의원이 됐다.<이종수 기자>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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