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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6.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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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의 평생교육매체인 교육방송원(EBS)마저 비리로 수사를 받고 있다. 간부들이 교재 집필진과 출판사 선정, 강사 선정과정에서 돈을 받은 것이다. 운영 제작 송출이 분리된 기형적 체제에서도 수준높은 자연다큐멘터리 등으로 방송의 저질화에 맞서온 EBS로서는 안타까운 일이다. ◆단기 과외대책으로 8월25일부터 EBS를 통해 위성교육방송을 실시하겠다고 발표한 교육부로서도 큰 타격이다. 교육부는 시행효과가 좋으면 민간 1, 2개 채널의 추가 여부를 결정하겠다는 방침까지 이미 밝힌 바 있다. 이런 상황에서 터져나온 EBS간부들의 비리는 방송 자체에 대한 불신을 심어 줄지 모른다. ◆준비기간이 짧아 양질의 프로그램이 제작될지 의문스럽고 수신장치 구입부담이 크며 방송시청만으로 독자적 학습이 어렵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과외는 과외대로 하고 방송강의는 녹화해 두었다가 나중에 보게 하겠다는 학부모들도 많다. 과외를 줄이기는 커녕 오히려 조장하는 측면이 있는 것이다. ◆더 심각한 문제점은 우수한 TV강사의 강의가 학교교육과 교사에 대한 불신을 키워 공교육 내실화에 역행한다는 것. 5일 국회에서 경제대책회의가 주최한 사교육비 경감대책을 위한 공청회에서도 이런 문제점이 제기됐다. 17일엔 서울대 교육연구소가 「위성TV과외 무엇이 문제인가」라는 토론회를 연다. ◆교육부는 비리에 연루된 관계자들이 위성교육방송과 직접 관계가 없으며 방송준비에도 아무 차질이 없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나 이 사건으로 위성과외 자체에 대한 논란은 가열될 전망이다. 교육부는 문제점을 충분히 검토, 부작용이 더 크다고 판단되면 방송시작을 늦추든가 아예 포기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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