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선영향 없는데 사퇴요구 부당”/“승복않고 탈당할 주자는 없을 것”/정치개혁 제도·정당 등 광범위한 것 돼야/당내선 “내가 돈사정 가장 어렵다” 소문나/노동법 새벽처리 문제있지만 당론에 따라/대선자금 덮자는게 아니라 급한쪽 보자는 것◇사회
송도균 SBS 이사 겸 보도본부장
◇패널리스트
이재승 한국일보 이사 겸 논설위원
심영희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
김형태 변호사·천주교 인권위원장
김병국 고려대 정외과 교수
◆모두발언 요지
지난 4월초 우리 정치권에 대해 고비용 정치구조의 개선을 위한 여야협의체구성을 제의했다. 그후 정치권과 사회전반에서 정치개혁에 대한 논의가 활발하게 진행되고 있다. 최근 일련의 국가적 어려움 속에서도 국민들의 정치개혁에 대한 기대가 그 어느 때보다 커지고 있다. 정치에 돈이 과다하게 드는 고비용 정치구조는 그동안 정치선진화를 가로막는 장애였다. 건국이후 수없이 발생한 권력형 부정부패와 정경유착 비리사건은 바로 이런 낡은 구조속에서 생겨났다. 이제 고비용 구조는 곧 혁파될 것이다. 당장 올 연말 대선부터 돈 적게 드는 선거가 돼야한다. 돈이 엄청나게 들었던 대규모 군중집회 대신 TV유세와 토론이 주요한 선거운동 방법이 될 것이다. 이같은 개혁은 단순히 선거운동방법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정치제도, 정당운영 및 지방자치단체의 조직·기능에까지 미치는 근본적이고 광범위한 것이 돼야 한다. 국제적 무한경쟁에서 이기고 조국을 선진국가로 도약시키려면 정치부터 선진화돼야 한다. 나는 국민의 동참속에 정치선진화를 이룩하는데 헌신할 것이다. 이를 바탕으로 경제가 살고, 질서가 잡혀 국민이 편안하고 질높은 생활을 향유할 수 있는 사회를 이룩하고 민족적 과업인 통일기반을 조성하는데 모든 정성을 쏟겠다.
―경선의 공정성을 위해 신한국당 대표직을 사퇴할 용의가 있는가.
『대표직 사퇴문제가 자리다툼으로 비쳐져서는 안된다. 경선의 공정성문제로 대표직 문제가 제기됐다. 그러나 대표와는 무관한 당 선관위가 경선을 관리한다. 대표직이 경선에 영향을 미친다면 처음부터 대표를 임명하지 않았어야 옳다. 나는 당 전국위에서 만장일치로 대표직에 취임했다. 경선전 한두달까지 하고 물러나 달라는 의미는 아니었다. 경선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데 사퇴해달라는 요구는 원칙에 맞지않다』
―다른 주자들은 승복하지 않고 있는데.
『대표직이 눈에 돋보이고 여러 혜택을 받을 수 있다는 경선주자들의 생각을 이해한다. 그런 차원에서 공정성에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경선 등록직전 사퇴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오다 지난달 23일 청와대 주례보고후에는 경선후에도 대표직을 고수한다는 말도 나오고 있다.
『언제 대표직을 그만두겠다는 것을 전제로 얘기해오지 않았다. 원칙을 언급해왔다. 경선과 대표직을 연계하는 생각이 바뀌어야 한다』
―「대표직에 대해 나에게 맡겨달라」고 밝혔는데 언제 사퇴할지 말해달라.
『나에게 맡겨달라(웃음)』
―당 대표는 당직임명에 권한을 행사, 당내기반을 확대할 수 있지않은가.
『형식상 관여하지만 실질적으로는 당사무처에서 사무총장이 인선해 총재가 당직을 임명하는 것이다. 다른 대선주자 캠프에 속한 당직자도 많다』
―역대 대표중 가장 큰 규모의 특보단을 조직했는데.
『당대표로서 실질적으로 당을 운영하려다보니 전직대표때보다 2∼3명 많다』
―타주자들이 승복하지 못하고 탈당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
『탈당하는 주자는 없을 것이다』
―지난 3월 이한동 고문이 대표하마평에 오르내릴 때 「대선주자가 당대표로 임명된다면 당에 있을 필요가 없다」고 말했는가.
『그렇게 말한 적 없다. 다만 경선주자가 대표에 기용될 경우 공정성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는 취지로 말했다』
―박관용 사무총장 임명시 대표의 뜻이 많이 반영되었다는 설이 나오는 등 대표직의 프리미엄에 관한 문제제기가 많다.
『박사무총장은 경선 등 당무를 공정하게 처리하고 있다. 사무총장과 대표가 서먹서먹하다는 기사도 나오고 있다. 사무처는 중립적이고 독자적이어서 내가 섭섭할 정도다』
―대표직 고수여부로 당내분까지 일고 있는데, 왜 대표직을 고수하는가.
『원칙문제이다. 당내불만때문에 타협한다면 어떻게 굳건히 노선을 지키겠는가』
―타 주자들의 목소리를 무시하는 것은 당내 민주화에 배치되는 것이 아닌가.
『당내민주화와 관계없다. 경쟁자들이 다수결로 당내경선에 나오지말라고 하면 나오지 않아야 하는가』
―현재 우리상황은 군사독재가 끝난 뒤 경기불황과 인기하락으로 민선대통령이 물러난 아르헨티나와 비슷하다는 지적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아르헨티나와 같다고 보지 않는다. 문민개혁과정에서 어려움을 겪었지만 아르헨티나와 같지 않다』
―92년 대선자금에 관련된 자료가 돌출되어 나올 경우 아르헨티나와 같은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는데.
『우리는 몇차례 정권교체과정에서 과거와 현재의 갈등을 단절하면서 사회통합을 방해해왔다. 앞으로는 동서간 지역갈등뿐만 아니라 과거와 현재의 단절도 지양해야 한다. 사회갈등을 증폭시키는 것이라면 피해나가야 할 것이다』
―92년 대선관련 자료를 챙겨보았는가.
『당사무처와 사무총장을 통해 파악했다. 당내에 서류가 없다고 들었다』
―92년 대선 서류파기는 보관을 규정한 선거법에 저촉되는 것이 아닌가.
『당시 관여하지 않아 잘 모르겠다』
―김영구 당시선대본부장이 결재한 대선대비 신문광고비만 해도 89억여원을 넘었다는 자료가 최근 공개됐는데.
『처음 듣는다』
―92년 대선에 관여했던 인사들을 상대로도 조사했어야 옳은 것이 아닌가.
『사무총장에게 확인했다』
―자료가 없어 밝힐 수 없다면 대표가 조사를 책임져야 하는 것이 아닌가.
『대선자금문제는 자료가 있다면 해명돼야 한다. 그러나 근거자료가 없는 상황에서 이 문제에만 매달려서는 곤란하다. 여당은 경제회생과 민생안정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대선자금문제를 해결할 계제도 아니고 의향도 없다는 말인가.
『의혹이 있는 한 해명돼야 한다. 그러나 해명을 위한 사실확정이 불가능한 단계이다. 문제를 덮자는 것이 아니라 급한 쪽을 보자는 얘기이다』
―국민의 60%는 대선자금을 해명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다.
『해명자료가 없어 안타깝다』
―김현철씨 수사에서 120억원의 나사본 대선잔여자금이 밝혀졌다. 이 자금을 대선자금으로 보는가.
『언론보도만을 보아서 대선자금인지여부를 판단할 수 없다. 선거때 나사본에 흘러들어온 돈이라면 국민상식상 선거자금일 것이다. 그러나 국민상식상의 선거자금과 선거법상의 선거자금은 다르다. 정치자금에는 법정선거비용, 정당활동비, 사조직자금 등이 포함된다』
―대통령이 되면 92년 대선자금에 대해 수사를 지시할 의향이 있는가.
『대통령이나 된 다음에 생각해보죠(웃음)』
―두 아들이 군대에 가지 않았다는데.
『신체검사에서 체중미달로 5급판정을 받아 면제받은 것으로 안다』
―병무청 자료에 의하면 장남이 83년 신체검사에서는 「현역」 판정을 받았으나 91년 입소한 뒤 체격등위 부적합 판정을 받아 귀향조치됐다는데.
『두 아들이 입대할 때 몸이 마르고 건강이 좋지 않아 걱정이 많았다. 작은 아들은 수색에 있는 부대에 가서 일주일가량 있다가 문제가 돼서 통합병원에 가서 조사를 받았다. 또 큰 아들은 춘천 현지 부대에서 2∼3일간 집중 조사를 받고 돌아왔다』
―장남의 키가 179㎝인데 판정기준인 43㎏을 넘지 않겠는가.
『어떻든 기준 아래니까 면제된 것 아닌가. 150㎝ 키에 몸무게가 90㎏ 나가는 사람도 있지 않은가(웃음)』
―「이대표를 시한부 대표로 임명한 것이 아니다」는 김영삼 대통령의 언급에 대해 두 갈래 해석이 있는데. 김심이 이대표에게 실렸다고 보는지.
『김심이 실려있다는 의미보다는 당을 중심으로 단합하고 당대표의 권한과 책임을 끝까지 충실하게 맡아달라는 취지의 말씀이다』
―개인사무실을 몇개 운영하고 있는가.
『변호사 사무실과 여의도에 있는 후원회 사무실 등 2개를 운영하고 있다』
―각 대선주자진영이 돈을 많이 쓰는 등 경선이 과열되고 있다는 지적이 있다.
『내가 제일 많이 쓴다는 얘기는 전혀 사실과 다르다. 당내에서는 내가 돈이 가장 어렵다고 소문이 나있다(웃음)』
―한달에 어느 정도 돈을 쓰는가.
『직접 지출하지 않아 정확히 모르겠다. 지난번 언론사 설문조사때 한달에 2,000만원 가량을 쓴다고 밝힌 적이 있다』
―언론에서는 「21세기교육문화연구원」 「한국사회 연구원」 등도 이대표의 사조직으로 보도했는데.
『자금·조직상으로 나와는 관계가 없다』
―이대표가 두 사무실 비용을 공식적으로 지출하지 않더라도 지지자들이 자발적으로 운영한다면 그것도 탈법행위라고 할 수 있지 않은가.
『사실상 연계되지 않았다. 가령 한 시민단체가 아무개 후보를 도와주겠다면서 활동하는 경우도 사조직으로 문제삼을 수 있겠는가』
―이대표는 과거에 「다수결에 의한 가치판단은 선거구민의 압력 등으로 굴절될 소지가 많다. 양심에 입각한 법관의 가치판단이 보다 더 정당성을 확보할 수 있다」고 말한 적이 있다. 이 말은 대중민주주의에 대한 불신을 반영하는 것이 아닌가.
『그런 취지가 아니다. 그 말은 법관의 위헌심사권에 관한 것인데, 정치의 장에서 다수결원리가 이해관계 타협에 의해 객관적 정의와 맞지 않을 때 양심과 정의에 입각한 법관의 판단에 따라 사법심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지난 연말 노동법 날치기 처리에 참여한 것은 소신에 따른 것인가.
『당시는 야당이 다수결원리인 토론과 의결을 방해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새벽처리 방식도 다수결의 토론과정을 거치지 않아 민주주의에 맞지 않는다. 당론이 정해졌을 때 혼자 피해버리면 비난을 면할 수 있지만 대열에서 이탈하는 것은 비겁하다는 얘기를 들을 수 있다. 당론이 정해지면 일단 따르는 것이 도리이다』
―당시 노동법과 함께 통과된 안기부법이 적법하다고 보는지.
『통상 하오 2시에 본회의가 소집되기 때문에 새벽회의는 소집통지를 해야 법적으로 하자가 없게 된다. 당시 총무에게 분명히 소집통지를 했다는 얘기를 들었다. 시간이 넉넉하지 않았는지는 모르겠지만 법상 소집의 적법성을 갖추었다고 본다』
―한보사태때 택시를 탔을때 운전기사로부터 「법질서를 잡아줄 사람은 이대표」라는 말을 들었다. 대중지지도가 가장 높게 나타나는 요인은 무엇인가.
『감사원장, 총리를 지내고 그 뒤 정치권에 들어와서 전국구 1번과 대표를 맡게 된 것이 나를 알리는 기회가 됐다. 법의 지배를 갈구하는 심리와 새로운 정치에 대한 기대감도 작용했다고 본다』
―한편 택시를 타면 경제는 어려운데 신한국당이 대권싸움만 하고 있다는 비판의 소리도 자주 들을 수 있다.
『부끄럽고 죄송하게 생각한다. 당내 경선출마 희망자가 많다보니 자연스럽게 갈등모양으로 비쳐지고 있다. 한 사람의 카리스마가 작용한다면 이런 일이 있겠는가. 민주정당으로 이행해가는 과정으로 봐줄 필요가 있다』
―「대쪽」 「법대로」 등의 당초 이미지가 최근 난국대처과정에서 현실적 타협의 방향으로 가면서 훼손돼가고 있다는 지적이 있는데.
『그런 얘기를 들으면 당장 대표직을 박차고 싶은 생각이 드는데….(웃음) 정치권에 들어왔다 해서 법을 떠나는 것은 아니다. 흑백논리를 가리는 법관때 그런 별명을 얻었지만 정치가 넘지못할 접착점이 있는데 그것이 법이다』
―5공때 최연소 대법원판사를 지냈는데 양심의 갈등이 없었는가.
『사건때마다 고민했다』
―80년대 초반 과외금지 위반사건에 대해 무죄판결한 것은 당시 이대표가 자녀들에게 과외를 시킨 것과 연관이 있는 것 아닌가.
『과외금지 조치이후에는 과외를 시킨 적이 없다. 과외금지를 법으로 정하는 것은 비상조치이고 정상적인 것이 아니라고 생각했다』
―여당보다 야당에 있는 것이 더 이미지에 맞다는 지적에 대해.
『지난 해 1월 이해타산에 따라 여당에 들어온 것은 아니다. 문민정부 출범때 대통령이 깨끗한 정부를 만들어 보자고 당부해 감사원장을 맡게 됐고, 지난 해에도 나라사정이 뜻한 바대로 되지 않고 선거에서 잘못돼 국외자로서 남는 것은 잘못이라고 생각했다』
―언론보도에 민감하다는 얘기가 있는데.
『정치권에 들어와서 사실과 다르거나 과장된 내용으로 공격받으면 아픔을 표현했을 뿐이다』<정리=김광덕·이영섭 기자>정리=김광덕·이영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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