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속 200㎞ 부산∼제주 1시간대/축소모델 갑천서 시험주행 성공「날아 다니는 배」로 불리는 표면효과익선(익선·WIG선)이 99년 등장, 21세기 해상교통의 총아가 될 전망이다. 한국기계연구원 선박해양연구센터는 60억원을 들여 11월부터 20인승 WIG선 건조에 착수, 99년 중반 완공키로 하는 WIG선 개발계획안을 6일 확정했다.
WIG선이란 선박과 항공기의 중간형태로 뜨고 내릴때는 바다에 떠있지만 일단 가속이 붙으면 바다 위를 30㎝∼2m정도 떠서 비행하는 첨단선박.
원리는 비행기의 날개가 땅이나 바다의 표면과 가까울수록 날개 위·아래에 미치는 압력의 차이(양력)가 커지는 표면효과를 이용한다. 다시말해 날개가 표면과 2∼3m이내에 있으면 하늘 높이 있을때보다 양력이 3배에 달하는 현상을 이용해서 날아간다. 연료는 비행기의 3분의 1정도 사용하면 충분하다.
20인승 WIG선은 길이가 16m로 300마력짜리 엔진 2기를 장착, 바다에서 1m 떠올라 시속 200㎞로 날게된다. 이 배를 타면 부산∼제주는 1시간대에, 인천∼제주는 3시간30분대에 주파할 수 있어 레저용이나 구조용으로 각광받을 전망이다.
연구센터는 20인승 WIG선의 10분의 1크기인 길이 1.5m짜리 축소모델을 이미 제작, 대전 갑천에서 시험주행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무선으로 조종하는 축소모델 WIG선은 강 표면에서 3㎝정도 떠서 최고 시속 50㎞로 날아갔다.
연구책임자인 신명수(41) 박사는 『뜨고 내릴 때 아주 안정적이었으며 선회할때도 부드러워 관련 기술을 완전히 습득한 것으로 평가됐다』고 밝혔다.
연구센터는 이와함께 부산∼제주를 30분만에 갈 수 있는 시속 400㎞짜리 200인승 초고속 여객용 WIG선 제작에도 착수할 방침이다. 이를 위해 삼성중공업, 세모조선과 협의를 마치고 세부적인 계획을 마련하고 있다.
WIG선은 60년대 이후 세계 각국이 큰 관심을 기울이고 있지만 기술개발이 어려워 미국 독일 일본 등도 아직 20인승 이하의 소형선 제작에 그치고 있다.
그러나 구 소련은 67년 시속 500㎞로 주행하는 군사용 선박을 만들어 비밀작전용으로 사용하고 있을 정도로 기술이 가장 앞선 것으로 알려졌다. 너무 빨리 날아가는 이 배의 모습이 미국의 위성사진에 잡혀 「바다의 괴물」이라는 별명이 붙기도 했다. 연구센터는 러시아의 WIG선 설계전문업체인 중앙수중익디자인사에서 설계기술을 이전받아 축소모델선 제작에 성공했다.
신박사는 『21세기에는 초고속 500인승 대형선과 대형화물선 제작도 가능해져 해상수송에 획기적인 발전이 기대된다』고 말했다.<선년규 기자>선년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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