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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개편 관련기관 수장 4인4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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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융감독개편 관련기관 수장 4인4색

입력
1997.06.0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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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경식 부총리­한은법 개정 소신과 배치/이경식 한은총재­감독권 배제 절대 안된다/김인호 경제수석­조기입법화 지상과제/박성용 금개위장­세기관 사이 조정역 한계중앙은행 및 감독체계개편 논란에는 재정경제원과 한국은행 청와대 금융개혁위원회 등 4개 기관의 입장이 뒤엉켜 있다. 그러나 4일 심야회동에서도 확인됐듯 이들 기관을 대표하는 강경식 부총리와 이경식 한은총재 김인호 경제수석 박성용 금개위 위원장 등은 현재 「4인4색」의 입장을 보이고 있을 뿐 아니라 타협의 운신폭도 극히 좁아 접점모색이 매우 어려운 국면으로 전개되고 있다.

우선 강부총리는 「중앙은행에 독립은 주되 감독권은 배제한다」는 것이 평소 지론이다. 딜레마는 소신을 고수할 경우 한은법 개정 자체가 어려워지고, 반대로 법개정을 원만히 마무리지으려면 소신을 바꿔야한다는데 있다. 특히 금융개혁작업 착수이후 재경원 금융정책실이 「고립무원」에 처한 상황에서 기관수장으로서 내부정서를 무시할 수 없다는 것은 강부총리의 정책선택폭을 더욱 제약하는 대목이다.

이총재 역시 운신폭이 매우 비좁다. 이총재가 한은입장을 종전 「감독권 전면고수」에서 「필수불가결한 감독권만 보유」로 바꾼 이후 내부, 특히 은행감독원쪽에선 그에 대한 불만이 극도로 고조된 상태다. 이런 분위기속에서 이총재로서는 재경원안(한은 감독권 완전배제)을 수용하기란 불가능하며 실제로 측근들에게 『이미 줄 것은 다줬지 않느냐. 더이상 양보할 것도, 할 수도 없다』며 곤혹스러움을 표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김수석의 경우 당면과제는 「조기입법화」다. 한 관계자는 『김수석의 생각이 재경원과 한은중 재경원쪽으로 다소 기울어진 것처럼 알려져있지만 중요한 것은 누구의 손을 들어주는 것이 아니라 대통령의 지시, 즉 임시국회내 처리를 충실히 관철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사실 재경원과 한은사이에서 김수석은 유일한 「조정자」이지만 한은법의 미묘한 특성상 막상 할 수 있는 일이 별로 없을 것이란 지적도 있다. 특히 과거 한은법파동 경험에 비춰볼 때 김수석으로서는 시간이 흐를수록 재경원과 한은 뿐아니라 정치권 및 청와대 다른 비서실과도 마찰을 빚을 소지가 크다.

대통령에게 보고를 끝낸 박위원장은 4인중 가장 홀가분한 입장. 그러나 공들여 만든 작품이 기관간 싸움끝에 휴지조각이 되는 것을 수수방관하지는 않을 것이다. 따라서 재경원 한은 청와대 등 3개 기관 사이에서 일정 조정역할을 하겠지만 금개위안이 확정된 이상 탄력성은 기대할 수 없는 형편이다.

4인간 역학관계는 현재 2명의 당사자(강부총리 이총재)와 2명의 조정자(김수석 박위원장)로 짜여져 있다. 그러나 대립측면에서 보면 강부총리-김수석 대 이총재―박위원장의 구도이지만 본질적으론 「4인4색」의 양상이다. 따라서 감독체계협상은 해외출장중인 이총재가 귀국할 11일이후 본격화하겠지만 합의도출은 쉽지않을 전망이다.<이성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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