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분∼20분이면 만들 수 있는 해장음식·국·찌개·반찬…/자신만의 25가지 요리법 모아 곧 책으로 펴낼 계획혼자 사는 사람은 아무래도 먹는 일에 소홀하게 된다. 혼자 먹기도 싫거니와 요리하고 치우기가 간단한 일은 아니기 때문이다. 경기 원당에서 혼자 사는 화가 이목일(46)씨는 요리하고 설거지 하는 일을 즐거워 해 다른 사람들까지 챙겨주는 오지랖 넓은 사람이다. 이혼후 6년째 혼자 사는 이씨는 대학 4년동안 화실에서 먹고 자며 자취를 했던 경험에서부터 대학졸업후 떠난 일본 유학때 도쿄의 한국불고기음식점에서 3년동안 일했던 것까지 합하면 직접 해먹는 「자취생 요리」에는 상당한 이력을 가졌다.
자취생 요리는 일단 시간이 많이 걸리지 않아야 한다. 물론 맛도 있어야 한다. 재료도 냉장고에 있는 것을 이용해야 번거롭지 않다. 그래서 이씨는 10∼20분 정도면 만들 수 있는 요리법들을 많이 가지고 있다. 이 요리법에는 술을 마신 다음날을 위한 해장음식이 많고 국, 찌개, 반찬, 안주 등도 있다.
『음식을 할때 기존 요리법에 얽매일 필요가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는 이씨의 창의력은 밥짓기에서도 드러난다. 1인용 전기밥솥에 지은 밥은 맛이 떨어진다. 이씨의 밥짓기 비법은 가스레인지에서 먼저 한번 끓이는 것. 전기밥솥용 솥에 앉혀 밥물이 자작하게 될때까지 가스레인지에서 끓인 뒤 전기밥솥으로 옮긴다. 밥물도 전기밥솥때보다 좀 넉넉하게 둔다.
술을 좋아하는 이씨는 해장음식을 잘 한다고 자부한다. 이씨가 개발한 해장 메뉴는 속풀이 진국수, 무국, 아욱국, 토란국, 어탕국수 등. 진득한 국물이 속을 풀어준다 해서 이름 붙인 속풀이 진국수는 고추장을 푼 물에 다진 쇠고기 조금과 감자 1개를 썰어 넣고 끓을때 소면과 양파 반개 풋고추 홍고추 마늘을 넣어 마지막에 식초 반 큰술을 넣으면 된다. 걸리는 시간은 15분 가량. 오징어 숙주나물 부추를 식용유와 간장에 볶는 반찬은 5분이면 요리 끝이다. 이름하여 「오숙주」. 독신자들의 애용 요리 김치찌개는 국물도 좀 많고 돼지고기 삼겹살과 잘 익은 김치를 써야 시원하고 맛있다. 이씨는 자신만의 요리법이라고 생각되는 25가지 요리법을 모아 「혼자 사는 화가 이목일의 오분요리」라는 제목으로 조만간 요리책을 낼 생각이다.
이씨 처럼 혼자 사는 독신자들이 늘면서 최근 PC통신 하이텔의 동호회 「여성 Jump Up」의 싱글즐기기 코너에는 독신여성을 위한 요리법을 담은 글이 게재되고 있다. 또 외국어대 생활협동조합에서는 부모에게서 독립했거나 지방에서 상경한 학생들을 위한 요리강좌를 열기도 해 혼자 사는 사람들도 끼니를 챙겨 먹을 수 있게 도와주고 있다.<노향란 기자>노향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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