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 반박·해명논평 해프닝TV사극 「용의 눈물」에 등장하는 정도전의 역사적 평가를 둘러싸고 국민회의와 자민련 사이에 신경전이 벌어졌다. 조선조 개국공신으로 왕자 이방원에 살해된 정도전이 두 야당에 「작은」싸움을 붙인 셈이다.
발단은 국민회의 김대중 총재의 4일 경주발언. 김총재는 경주에서 열린 종교단체 초청특강에서 『정도전은 처음엔 역사에 순응하는 영웅이었으나 안정을 원하는 민심을 읽지 못하고 요동정벌의 모험을 강행하려다 실패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이 발언이 정도전의 정치적 이상을 내각제 개헌에 비유한 것으로 받아들였다.
이에 대해 자민련측은 5일 심양섭 부대변인의 논평을 통해 불만을 직설적으로 표출했다. 심부대변인은 『이방원과 정도전의 대결은 왕권과 신권의 대결』이라며 『정도전의 패배를 내각제의 패배로 연결시키는 것은 전혀 사실과 배치되는 것』이라고 반박했다. 국민회의측은 자민련측의 과민반응을 내심 못마땅해 하면서도 『김총재는 민심을 읽지 못하는 김영삼 대통령을 정도전에 비유한 것』이라며 『내각제는 이상정치라고 추어 올렸다』고 해명에 나서지 않을 수 없었다. 양측은 논평 취소 요구 및 해명자료 요청 등으로 한차례 더 줄다리기를 벌였으나 문제를 더 이상 확대하지 않기로 하고 일단 매듭을 지었다.<고태성 기자>고태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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