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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함포전” 초긴장/북 해상도발­사태발생과 배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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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례없는 “함포전” 초긴장/북 해상도발­사태발생과 배경

입력
1997.06.06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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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 어선 감시하려다 월경한듯/“우리군 대비태세 등 시험” 추정/북 심상찮은 동향 재발 가능성5일 하오 발생한 북한 경비정과 우리 해군함정간의 충돌사건은 최근 북한주민의 집단귀순 이후 양측의 긴장상태가 자칫 국지전으로 번질 가능성도 있다는 것을 보여주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국방부와 합동참모본부 수뇌부는 상황발생보고를 받고 한때 초긴장상태에서 사태를 면밀히 추적했다. 해군 2함대에는 비상이 발령돼 함정들이 잇따라 증파되고 서해상을 초계중인 공군기들도 최대한 백령도로 접근, 만약의 사태에 대비했다. 북한 경비정과 우리고속정은 최단 9백m까지 접근, 교전상태에 돌입하기 직전까지 갔으나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 침범 1시간10분만에 돌아감으로써 상황은 종료됐다.

국방부와 합참은 이번 사태가 발생한데는 우발적인 요소가 많았다고 판단하고 있다. 지난해 북한경비정이 13차례나 서해 북방한계선을 침범한 것은 대부분 해상기동훈련이나 중국어선을 단속하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이번에도 북한 경비정이 북방한계선 부근에서 조업중인 북한어선 9척을 뒤따르며 계속 감시하다가 침범했다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실수로 월선했을 가능성이 높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국방부와 합참에서는 지난달 29일 북한 경비정이 올들어 처음으로 북방한계선 4.8㎞지점까지 내려와 1시간가량 머물다 돌아간 이후 불과 1주일만에 발생했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북방한계선 침범을 저지하는 우리 함정에 함포사격을 한 것은 유례가 없는 일로 최근 북한군의 도발적인 자세가 다분히 반영됐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북한은 지난달 12일 안선국씨 등 주민 14명이 서해상을 통해 집단귀순하자 해군지휘관들에 대한 대대적인 문책과 함께 선박감시강화지시를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국방부 일각에서는 북한이 심각한 식량난으로 주민불만이 고조돼 있고 우리 국내사정도 대선자금과 한총련사태 등으로 어수선한 현실을 감안해 우리군의 대비태세를 시험해보거나 화풀이성 촉발의도가 담겨있다는 분석도 있다.

95년 10월6일에도 북한은 북방한계선에서 조업중인 정체불명의 어선을 감시하기 위해 출동한 우리 해군함정에 해안포를 발사한 적이 있다. 그러나 국방부와 합참은 공식적으로 이번 사태가 정전협정위반일 뿐 「도발행위」나 「교전상태」는 아니라고 밝혔다. 강력히 대응할 경우 북한측의 의도에 말려들 가능성이 있다는 판단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북한내 군부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등 북한사정이 심상치 않은 상태에서 대선을 앞두고 서해안 등 취약지역에서의 북한군의 촉발가능성은 당분간 높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재 철저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다』고 말했다.<송용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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