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다퉈 시장 진출「골프웨어에 패션을 입혀라」
국내 간판급 패션업체들의 자체브랜드를 내세운 골프웨어시장 진출이 활발해지고 있다. 지난 3월 (주)진도가 여성용 골프웨어 「이지엔느」를 내놓은데 이어 최근 신원이 「제킨 클래식」을, 일본브랜드 「겐조」와 라이센스계약을 추진하던 나산은 방향을 완전히 바꿔 「아우다체」를 올 가을부터 출시한다고 발표했다. 또 데코와 풍연물산 등도 곧 골프웨어시장에 진출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같은 붐은 골프웨어가 골프 전용만이 아니라 직장인과 주부들의 캐주얼 외출복과 레포츠웨어로도 널리 인기를 끌면서 시장이 급속히 확대되는데 따른 현상이다. 업계에 따르면 골프웨어시장 규모는 연간 6,500억원(96년). 180만명을 헤아리는 골프인구가 300만여명으로 증가할 2000년에는 1조1,000억원 규모로 팽창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골프웨어시장에 도전하는 패션업체들의 공통점은 오랜 패션마케팅의 노하우를 바탕으로 기존의 기능성위주 골프웨어시장에 패션감각을 불어넣겠다는 것이다. 패션에 민감한 30대 도시여피족을 타깃으로 틈새시장공략에 나선 것도 공통점이다. 신원의 스포츠사업본부장 조규우 이사는 『지금까지 국내 전문업체 골프웨어들은 외국직수입브랜드나 라이센스브랜드에 비해 패션감각에서 밀려 열세를 보여왔다』며 패션업체들의 진출이 국내 고유브랜드의 입지를 강화하는 촉매제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현재 시장점유율은 전문업체 대 라이센스와 직수입브랜드 비율이 35:65.
골프웨어시장 쟁탈을 위해 각 브랜드가 전개하는 소구전략도 독특하다. 「제킨 클래식」은 33세를 주타깃으로 자유롭고 내추럴한 감각에 초점을 맞췄다. 차후 「재킨 키드」 「재킨 스포츠」 등 온가족이 즐기는 브랜드군을 형성하겠다는 전략도 갖고있다. 남녀복 구성비는 6:4정도.
여성복 전문의 「이지엔느」는 부드러운 파스텔색조에 스팽글과 자수 등의 장식성을 보태 평상 외출복으로도 사용할 수 있게 했다. 남녀복 비율이 4:6인 「아우다체」는 오렌지 올리브 바이올렛 등의 색상에 그래픽적 요소를 채용, 대담하고 스포티한 이미지를 구축한다는 전략을 세워두고 있다.
그러나 패션업체들의 골프웨어는 로열티를 주지않는 자체브랜드라 할지라도 정책적으로 값이 높게 책정되고 있다. 골프웨어는 비싸야 잘 팔리는 데서 온 영향이 크다. 나산실업의 광고기획담당 배범진 주임은 『소비자들이 「골프웨어=고급품」 「비쌀수록 품질이 좋을 것」이라는 선입견을 갖고 있어 최고급품이라는 이미지를 부각시키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불황타개책으로 시작된 패션업계의 가격인하 조치가 옷값의 합리화와 거품빼기 움직임으로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골프웨어만 유독 고가정책을 고수하는 것은 시대에 역행하는 조치라는 비판도 일고있다.<이성희 기자>이성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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