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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환경선언의 경고(사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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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환경선언의 경고(사설)

입력
1997.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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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7세계환경의 날 국제회의가 5일 서울에서 열린다. 이 자리엔 40여개국으로부터 7,000여명이나 되는 정부관계자와 환경전문가들이 자리를 함께 해 우리로서도 매우 뜻깊은 행사라 할 만하다. 더욱이 대회를 하루 앞둔 4일에는 주요 관계자들이 모여 환경윤리에 관한 서울선언문을 확정했는데 그 요지가 바로 자연보존을 강조한 「온 누리에 생명을」(For Life On Earth)이었다는 데서 깊은 관심을 갖게 한다.지금 지구상은 무모한 개발과 물질주의, 생활폐기물들 때문에 자연환경이 급속도로 파괴되어 가고 있고, 이는 곧바로 삶의 질 악화로 연계되고 있다는 사실은 수없이 지적되어 오고 있다. 따라서 인류문명을 지속하고 불행한 종말을 예방키 위해서는 무엇보다 자연환경을 보존하는데 노력해야 할 뿐만 아니라 그렇기 위해서는 새로운 환경윤리를 수립하고 생활방식, 습관조차도 바뀌어지지 않으면 안된다는게 선언문의 취지다.

그동안 유엔환경기구의 집계로도 지구상의 산림은 전체의 33%가 개발 때문에 사라져 매년 남한면적과 비슷한 열대우림의 파괴를 가져왔다고 지적하고 있다. 이는 또 산소생산의 감소와 함께 자연동식물의 멸종을 몰고와 2000년대엔 4만종의 생물체가 사라질 것이라고 예고하고 있다. 이러한 지구촌의 중병은 식수의 부족, 공해로 범벅이 되다시피 한 대기오염 등의 결과도 가져오고 있다는 것이 환경 전문가들의 주장이다. 그렇기에 이번의 서울선언문은 바로 우리 자신을 향한 질타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부는 환경개선계획을 수없이 마련하고 국민에게 장담해 왔지만 우리 환경은 악화일로만을 걷고 있다. 가히 환경무정부상태다. 4대강의 수질은 지금 1급수를 유지하는 곳이 한 곳도 없다. 대부분이 2·3급수에 머무르고 있고, 공업용수로나 사용할 수 있는 3급수 확산이 계속되고 있다. 대도시의 공기오염 역시 급증하는 자동차 때문이라지만 그에 대한 대책은 별로 없다. 서울에서는 지난해에도 모두 11차례의 오존주의보가 발령됐다.

지자체 실시 이후 더욱 두드러진 지역개발 붐이 가져온 자연파괴 역시 말로만 우려를 표명할 뿐 이를 억제, 개선하려는 흔적이 없다. 그대로 보고만 있다가 사태가 발생하면 「대책」이라는게 발표되곤 하지만 얼마가 지나면 그대로 잊혀지기 일쑤며, 이를 하나하나 실천해 가는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 바로 1년전 큰 피해를 당하고도 개선될 줄 모르는 임진강·한탄강의 현장이 이를 잘 설명해 주고 있다.

서울선언문의 내용은 「인간과 자연은 독립적으로 존재하는 것이 아니라 상호보완적이고 상호의존적인 유기적 실체」라고 강조하고 있다. 따라서 인간 자신의 의식이 바뀌고 생활습관의 변화가 없이는 자연으로부터의 보복을 회피할 수가 없다고 지적하고 있다. 지금 우리의 환경현실에서 이번 회의의 선언이 무엇을 뜻하는지를 깊이 새기지 않으면 안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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