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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의원(대선후보·주자 시민포럼: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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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병렬 의원(대선후보·주자 시민포럼:Ⅱ)

입력
1997.06.05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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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상황 이럴땐 어떻게/증시 폭락사태 “전문가 소집 밤새워 난상토론”/포장마차 철거 “눈물없는 정책 의미없다” 답변질문 1. 증시가 잇단 악재로 인해 갑자기 폭락하고 있습니다. 기관투자가들이 잇따라 시장개입을 해도 막무가내입니다. 이대로 두었다가는 금융공황이 우려되는 상황입니다. 무슨 조치를 취하겠습니까.

질문 2. 저녁 늦게 경호원을 대동하지 않은 채 변색을 하고 거리를 둘러보다 우연히 포장마차에 들러 술을 먹게 됐습니다. 술을 마시던 중 주인여자로부터 포장마차를 할 수 밖에 없는 딱한 사연을 듣고 크게 동정이 갔습니다. 바로 이때 거리질서 단속이란 명분아래 경찰이 나타나 위압적 태도로 포장마차를 철거하려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대처 하겠습니까.

최병렬 의원은 경제상황에 대한 대처능력을 묻는 첫번째 질문에 일반적인 관점에서 원론적인 답변을 했다. 그는 『전문가는 아니지만 원칙을 갖고 나왔다』고 말문을 연 뒤 『정부가 증시에 개입하는 것은 옳지 않다고 본다』고 결론부터 먼저 말했다. 구체적인 내용설명 보다는 증시문제에 대해 평소 생각하고 있던 소견을 답변으로 제시한 것이다.

최의원은 이어 『증시공황같은 위급한 상황이 우려되는 경우라면 전문가들을 소집해 밤을 새워서라도 난상토론을 벌인 뒤 최상의 대책을 강구해 국민설득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질문이 요구하는 위기대처 능력과는 거리가 있는 답변이었다. 밤새워 토론할경우 질문대로 라면 증시는 이미 파국에 빠지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

두번째 질문에 대해선 『눈물이 없는 정책은 의미가 없다』는 감성적인 답변을 내놓았다. 최의원은 『서울시장때도 비슷한 경험을 한 적이 있다』고 소개한 뒤 『정부정책에는 양면성이 있으므로 한 사람, 한 영혼이라도 위할 수 있는 길이 있다면 적극적으로 나서겠다』고 말했다.

▷전문가 평가◁

「밤을 새워서라도 최상의 대책을 세우겠다」는 적극적인 자세는 평가할만하다. 증시문제에 대해 정부의 개입보다는 자율에 맡기겠다는 기본입장을 표시한 것도 시선을 끈다. 그러나 최근 2년간 국내 증시가 계속 침체된 원인분석과 구체적 대책이 전혀 언급되지 않아 아쉽다. 사안이 화급을 다투는 데도 전문가들을 소집해 철야토론을 벌이는 것이 타당한지도 의문이다. 질문의 핵심은 당장 당일날 무슨 조치를 최우선적으로 취하겠느냐는 것이다.<장현규 기자>

◎당내 타주자들 서면질문/권력분산 위해 “대통령 당총재직 떠나야할 것”/선거제도 “불법자금 용인 안되게 뜯어고쳐야”

최병렬 의원에 대한 서면질문은 8명의 신한국당 대선 주자중 이회창 대표 이수성 고문 김덕룡 의원을 제외하고 이홍구·이한동·박찬종 고문 이인제 경기지사 등 4명이 응했다.

질문에 응한 네후보 진영은 당내 경선문제와 관련된 사안 등 예민한 문제를 피한채 일상적인 사항만을 물었다.

이홍구 고문측은 『권력분산이 마땅히 이뤄져야 한다고 보느냐』를 물었고 이에대해 최의원은 『집권당이 대통령 마음대로 좌지우지 되지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며, 가장 효율적인 방법은 내각제이지만 지금 당장(내각제를)하는 것은 어려움이 많다』고 답변했다. 『원내총무경선은 물론 국회의장도 집권당안에서 자체적으로 뽑도록 해야하고, 여건이 되면 대통령이 당총재직을 떠나는 것도 필요하다』는 부연설명도 이어졌다.

이한동 고문진영은 서울시장 재직시의 업적을 물었고, 최의원은 『지하철·교량 등 대형 구조물 안전성 제고, 버스전용차선 도입, 서울시 세무행정 전산화 등이 기억에 남는다』고 밝혔다.

박고문측이 가장 자신있는 요리를 묻자 최의원은 『라면 끓이는 것』이라고 말해 웃음을 불렀다.

이지사진영은 선거제도의 개선방향에 대한 견해를 물었고 최의원은 『오는 12월 대선을 현재의 틀을 어느정도 보수하는 선에서 치른다면 당선자는 취임전에 국회청문회에 서야할 것』이라며 『어떠한 형태의 불법 정치자금도 용인될 수 없도록 관련제도를 완전히 뜯어 고쳐야 한다』고 근본적인 개혁을 강조했다.<장현규 기자>

◎시민포럼 이모저모/행정경험 토대로 시종 소신에 찬 답변/부정적 질문엔 솔직히 잘못 시인·해명도

최병렬 의원은 정치현안과 후보검증을 위해 쏟아지는 질문에 차분하면서도 논리적인 분명한 어조로 시종 답변했다.

문공부·공보처장관, 노동부장관, 서울시장 등을 역임한 최의원은 정책관련 질의에 대해서 행정경험을 토대로 자신있게 소신있는 견해를 밝혔다. 최의원의 자신에 찬 답변태도에 참석자들은 히틀러를 빚댄 별명인 「최틀러」답다는 평가를 내렸다. 최의원은 웃음을 머금으며 여유있게 답변해 나갔으나 현직언론인시절 「현대 아파트 특혜분양 연루사건」관련 질의에 대해서는 『솔직히 말해 당시는 죽고 싶었다』고 털어놓았고 『딸이 성폭행을 당했다고 가정했을 경우 친고죄로 고소하겠느냐』는 등의 질문엔 답변이 궁한듯 곤혹스런 표정을 지었다.

○어려운 길 선택 결의 강조

○…최의원은 모두발언에서 출마배경을 설명한 뒤 『공룡의 숲을 헤치고 황소같은 모습으로 나설 것』이라고 자신을 「황소」에 비유했다. 최의원은 자신이 경선공약으로 제시한 공무원조직 절반 축소, 규제완화, 금융실명제 개선문제 등과 노동정책에 대한 질의에는 약속시간인 2분을 넘기며 상세하게 답변했다. 최의원은 금융실명제 개선방안과 관련, 『모든 금융거래는 실명으로 하되 법관의 영장없이는 누구도 거래내역을 볼 수 없도록 해야 경제가 살아난다』고 말했다.

이번 출마가 차기 서울시장이나 차차기 대선을 겨냥한 포석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해서는 『현재의 위원장 분포만 놓고 보면 그런 생각을 할 수도 있다』고 전제한 뒤 『대의원들과 충분히 얘기하면 혁명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최의원은 이어 『차차기를 노릴 경우 유력한 후보진영에서 일한뒤 목적을 이루는 쉬운 길을 택할 수도 있다』면서 『굳이 어려운 길을 택할 이유가 어디있겠느냐』고 반문하는 형식으로 자신의 결의가 굳건함을 강조했다.

○‘유일요리 라면’ 추궁 받아

○…최의원은 부정적 질문에 대해서도 물러서지 않고 자신있게 해명하거나 반박을 시도했다. 그는 「5·6공 문민정부에서 계속 요직을 지내 참신성이 없는 것 아니냐』는 질문에 『과거정부에서 일했다고 모두가 때묻은 사람이라고 보는 것은 납득이 되지 않는다』며 『나는 공직자로 있던 동안 그 흔한 스캔들에 한번도 이름이 오르내린 적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의원은 지난 78년 현대아파트 특혜분양에 대해서는 『현대에 근무하는 대학친구가 프리미엄없이 아파트값만 내면 된다고 해서 그렇게 한 적이 있다』고 사실을 시인한 뒤 『당시 문제가 돼 사표를 내고 집에 있으면서 자살하고 싶은 심정이었다』고 잘못을 시인했다.

최의원은 『가족들을 위해 요리를 해본적이 있느냐』는 질문에 『유일하게 할 수 있는 요리는 라면 끓이는 것』이라고 답변했다가 『여성의 가사노동 경감, 육아로부터의 해방 주장과 배치되는 것이 아니냐』는 추궁질문을 받았다.

○…토론회장에는 장영철 김용갑 정형근 의원, 김길홍 전 의원 등과 평소 가깝게 지내는 정구영 전 검찰총장, 이상우 서강대 교수, 조백제 전 한국통신 사장 등이 방청했다. 부인 백영자씨는 큰며느리, 지구당 당직자 수십명과 함께 나와 응원을 했다. 한복을 입고나온 부인 백씨는 토론회 초반 최의원의 일생을 소개하는 TV화면을 지켜보며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김광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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