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강사 주 1회 강의에 2,000만원 수입/「돼지 키우기」「스탠드바」 등 과외은어 통용이번 검찰수사에서 학부모의 돈주머니를 노리는 학원과 성적향상만을 믿고 자녀를 맡기는 허황된 부모들이 파생시킨 사교육의 허상이 드러났다. 검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로 『학원과 과외강사가 우리 사회 먹이사슬의 최정점에 있고 또 과외가 음성자금의 최종 소비처임을 확인했다』고 밝혔다.
○…대형학원들은 정기적으로 치르는 전국 모의고사 시험에 응시한 대가로 연간 시험비 2백30억원중 36억∼40억원을 리베이트로 학교측에 건넸다. 학원들은 시험 때마다 30만∼48만원씩 봉투에 넣어 담당 교사에게 전달했다. 학원 관계자들은 『학교측이 사례비를 먼저 요구하고 있다』며 『서울시내 1백94개 인문고교가 모두 이같은 관행을 따르고 있다』고 주장했다. 학원들은 또 교사와 학부모를 통해 학생을 유치했다. G학원은 교사들에게 95년중 1개월간 학생유치비로 6백80만원을, H학원은 고액수강생을 모집해 온 학부모(가정주부)에게 9백만원을 지급했다.
○…입시학원들은 거액을 거머쥘 수 있는 유명강사 유치를 위해 아파트 제공 등 거액의 뒷돈을 제공했다. 교연학원은 유명 국어강사 김모(48·남)씨를 5천만원에 스카우트했고 종로학원은 강사 1인당 월급여 이외에 연 6천만원까지 지급했다. 96년 유명대학 논술문제를 적중시킨 한양대 국문과 대학원생인 조씨는 신한학원에서 주 1회 강의로 월 2천만원을 받아 다른 학원까지 합할 경우 월수입은 최소 1억을 넘을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보습학원에선 소위 「돼지 키우기」 「맨투맨」 「스탠드바」 등 기이한 과외은어가 통용됐다. 「돼지」는 집안이 부유하고 반에서 성적도 중상위권인 학생. 강사들은 「돼지」학부모를 설득해 고액과외를 시켜 한몫 잡는다는 것을 「돼지 키운다」고 부르고 있다. 스탠드바식 과외는 보습학원이 과외교사에게 강의실을 빌려줘 비밀과외를 하게 한 뒤 수강료중 일부를 챙기는 것. 강사들은 방문과외를 초인종을 누른다는 의미에서 「배꼽누르기」라는 말로 표현하는데 위험부담이 커 이같은 스탠드바식을 선호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부 학원은 「클리닉 반」을 편성, 한 과목의 특정부분이 뒤쳐질 경우 별도 보충지도하고 수강료를 더 받는 「과외의 과외」까지 해왔다. 가령 영어의 관계대명사 부분을 이해하지 못하는 학생을 개별지도하고 수업료조로 과목당 10만원을 추가로 받았다는 것.
○…교육현실을 고발한 소설 「윈터 스쿨」이 입시학원 비리수사의 계기가 된 것으로 알려져 화제다. 작가 이석범(42)의 체험소설인 「윈터 스쿨」은 입시학원의 비리를 고발한 풍자소설. 서울지검 특수2부는 이 책을 통해 과외 현실의 문제점을 발견하게 됐다며 작가에 고마움을 표시했다. 작가 이씨는 『소설이 의도 외적인 결과를 가져와 조심스럽다』면서도 『펜이 칼을 움직이는 의미있는 일을 한 것 같다』고 반가워했다. 작가 이씨는 80년대말 제주에서 전교조가입 문제로 교직을 떠나 지난해 초까지 8년간 강남학원에서 국어와 논술로 이름이 꽤 알려진 강사출신으로 알려졌다.<이태규 기자>이태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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