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학원들 수강료 편법 고액화/학교와 리베이트 뒷거래 “충격”/보습학원은 사실상 과외방 전락검찰이 대형 입시학원 등의 사교육비리에 대해 「사정의 칼」을 들었다. 검찰이 3일 발표한 「사교육비리 보고서」에는 종로·대성·한샘·한국·정일 등 유명 입시학원이 모두 포함돼 있으며 내용도 하나같이 서민들의 가슴을 무너뜨릴 정도로 충격적이다. 또 이들 학원들은 불법 리베이트로 공교육마저 오염시킨 것으로 드러났다.
소비자보호원의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사교육비 총규모는 11조9천억원. 교육부의 96년도 예산인 15조원을 초과하는 20조원대에 이른다는 보고서도 있다. 검찰이 수사에 착수한 배경은 사교육 열풍이 공교육 부실을 초래할 뿐 아니라 사교육비 부담이 가정경제를 파탄으로 이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대형입시 학원들이 각종 편법으로 수강료 고액화에 앞장서고 소형 보습학원들이 불법 고액과외의 온상이 되고 있다는 의혹도 깊었다.
검찰이 수사에서 밝혀낸 관행화한 병폐는 크게 3가지. 학원들은 법정수강료 외에 「교재끼워팔기」 등으로 교육비를 부풀렸다. 수강료는 부교육감과 소비자대표 학원장들로 구성된 수강료조정위원회 심의를 거쳐 시도교육감이 정하되 재정경제원과 사전협의를 거치도록 돼있다. 「사교육 1번지」인 강남 입시학원의 종합반 법정수강료는 95년 23만2천원, 단과반은 5만1천원. 그러나 J학원의 경우 과목당 50페이지 분량의 교재(2만3천원)를 매달 반드시 구입토록하는 등 교재비와 진학진도비 명목으로 95년 재학생에게서 월 42만원의 고액수강료를 받았다. 소형 보습학원들은 한술 더 떠 단과반의 경우 10만∼90만원까지 높여 받았고 최고 1백50만원까지 받는 경우도 있었다. 그러나 「학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에는 수강료 과다징수 등의 부당이득행위에 대한 처벌규정이 없어 학원들을 단속할 수는 없었다.
검찰은 입시 학원비리수사의 방향을 탈세 쪽으로 돌렸다. 조사결과 종로 대성학원 등은 고액수강료를 징수하고도 수강생 등록원부와 출석부 등을 조작, 매출액을 20∼70%까지 축소신고하거나 위장업체를 통해 수익금을 분산시키는 수법으로 지능적이고 조직적인 탈세를 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번에 검찰에 적발된 학원들의 전체 매출누락액은 95년 한 해 3백억원에 달했다.
입시학원들은 연간 2백30억원대의 모의고사 시장을 과점하면서 일선 고교에 시험때마다 학교당 30만원 이상씩 40억원대의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으로 밝혀졌다.
또 일선 고교에서 부교재와 논술모의고사 등을 채택하는데도 판매가의 25%를 웃돈으로 제공해 왔으며, 일부 학원에선 학생을 소개해 준 현직교사에게 1인당 10만원씩 유치비를 지급하기도 했다.
보습학원들은 각종 편법을 동원해 과목당 1백만원 이상의 고액과외로 수익을 올리는 사실상의 「과외방」으로 전락한 것으로 드러났다. 또 검찰에 적발된 고액과외 강사들은 개인과외는 최소 1백만원 이상, 2∼3명의 그룹과외는 2백만∼3백만원대의 선에서 계약을 맺고 월 2천만원∼5백만원의 소득을 올렸다.
검찰은 수사발표문에서 『과중한 사교육비가 가정과 국가경제에 과중한 부담을 주고 각종 부정을 유발하는 등 폐혜가 심각하다』고 강조했다. 부모가 정상적인 수입으로 자녀의 사교육비 부담을 견디지 못해 검은 돈에 유혹을 받고 멀쩡한 가정주부가 허드렛일을 나서는 것이 우리의 현실이라는 것이다.<이태희 기자>
◎사법처리 학원 및 강사 명단
<입시학원> ▲고려 ▲한샘 ▲종로 ▲대성학력평가연구소 ▲한국 ▲서연(김삼용·49) ▲교연(김준성·45) ▲교신(유창한·51) (이상 구속) ▲강남청솔(김섭옥, 김웅곤·46) ▲제일(문원주·63, 임영규·46) ▲대종(김흥수·58) ▲정일(홍철화·66) ▲신한(권재덕·47) ▲남부제일(문희남·45) ▲서울종로(최도성·42) ▲대건(임채환·42) (이상 불구속입건) <보습학원> ▲세명 ▲신성(박동수·45) ▲대청람(황태희·54) ▲혜성외국어(원웅연·46) (이상 구속) ▲양재 ▲지광 ▲대원 ▲한맥 ▲진리와 자유 ▲정보 ▲배움터 ▲교보 (이상 불구속입건) <고액과외> ▲이병훈 ▲김기철(35) ▲이순병(49) ▲오상확(42) ▲김덕환(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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