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려대 주변 32평 규모로 총 1억7,000만원 투자/월 1,000만원 수입서울 종암동 안암로터리 부근에서 주점 「천하일품」을 운영하는 설호수(34)씨. 무역회사 근무, 오퍼상 운영, 일본 유학 등 나이에 비해 다채로운 경력을 가지고 있다. 사업상 알게된 일본사람의 권유로 『어학공부나 하자』는 마음으로 일본에 건너간 때가 89년. 연수를 받고나니 느닷없이 광고공부에 대한 욕심이 생겨 예정에도 없이 4년정도 눌러앉아 있었다. 94년 귀국해 광고계에 투신하겠다고 생각했지만 나이 때문에 취직이 쉽지 않은데다 막상 취직자리가 났을 때는 주위의 기대가 너무 커 왠지 부담이 됐다.
그래서 개인사업을 해보기로 마음먹고 차린 것이 「천하일품」 고대점(02―922―3850)이다. 일본에서 알고 지냈던 천하일품 본사(02―897―1546) 사장의 소개로 95년 6월 안암로터리에서 개운사 올라가는 입구 반지하에 실평수 32평 규모의 가게를 냈다.
당시에는 가맹비 400만원에 보증금 200만원을 냈다.(지금은 25평 기준 가맹비가 1,000만원 보증금이 300만원) 건물보증금으로 3,000만원, 주방설비 집기류 등을 합한 인테리어비가 7,000만원 정도 들었다. 그밖에 가게 권리금으로 6,000만원이 들어가 모두 1억7,000만원 가까운 돈이 한꺼번에 들어갔다. 목돈이 없었던 설씨는 1억원을 은행에서 빌려 창업비를 댔다.
매달 500만∼600만원 정도의 수입을 생각하고 시작한 사업이 의외로 수익이 괜찮아서 마음이 놓인다는 것이 설씨의 설명이다. 하루매출이 80만원 수준이어서 한달에 2,400만원 벌이가 되는데, 가게 월세 70만원과 재료비 인건비 등을 빼고나면 1,000만원 가량이 매달 설씨 손에 떨어지는 셈이다.
천하일품의 장점은 다양한 안주. 천하일품의 메뉴판에 담긴 안주·식사거리의 종류는 모두 49가지나 된다. 전이나 탕 등 여느 술집에서 볼 수 있는 안주는 두루 갖춘데다 새우 샴피뇽, 홍합 칠리소스, 콘 베이컨, 두부 탕수욕 등 새로운 메뉴가 많다. 매달 한번씩 가맹점주들이 본사에 모여 영업방식이나 새로운 메뉴에 대해 건의, 안주를 개발해 자꾸 늘려간다.
한번 개발된 메뉴는 본사 직원이 한달에 한번씩 나와 맛을 보는 등 철저히 관리하고 있다. 야채류를 뺀 나머지 재료는 본사에서 모두 배달해 준다. 설씨는 일주일에 세번 재료를 받고 술은 근처 도매상에서 구입하고 있다.
지하이지만 어둡지 않고 깔끔한 인테리어여서 요즘 젊은이들의 구미에 맞다. 설씨는 『약간은 왜색풍이어서 처음엔 거부감을 가지는 사람들도 있었다』고 말했다. 손님은 고려대 학생들이 90%를 차지하고 나머지는 직장인들이다. 안암로터리 근처에 상권이 서서히 형성되고 있어 앞으로 대학생 뿐 아니라 여러층의 손님들이 생겨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창업하고 1년 넘게 부인과 함께 일하다 이제는 혼자서 관리하면서 주방직원 2명, 홀 직원 1명, 아르바이트생 2명을 쓰고 있다.<김범수 기자>김범수>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