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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6.0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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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랑스가 2차세계대전초 독일에 점령당하자 드골 장군이 영국에 망명정부를 세웠다. 드골의 초라한 행색을 보고 기자들이 영국 총리이던 처칠에게 「드골이 프랑스를 다시 찾을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처칠은 「프랑스민족이 어떤 민족인데 독일 식민지가 되겠느냐」며 곧 프랑스가 주권을 회복할 것임을 자신했다. ◆68년 드골 대통령이 재임중 학생운동으로 위기를 맞았다. 기자들이 처칠에게 「드골이 잘 수습할 수 있겠느냐」고 물었다. 처칠은 「프랑스민족이 그렇게 간단한 줄 아느냐. 치즈종류만 3백개가 넘는 민족이야」라며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고 한다. 드골은 결국 하야했다. ◆영국에서 노동당이 압승한데 이어 프랑스총선에서 좌파연합이 대승을 거두었다. 우파인 시라크 대통령은 좌파총리가 이끄는 의회를 안고 국정을 행하게 되었다. 드골이 5공화국의 문을 연 이래 3번째 코아비타시옹(좌우동거내각)이 출범한 것이다. 역시 프랑스국민은 간단치 않은 모양이다. ◆프랑스의 좌파승리는 어떤 면에서 국민들이 국부우선의 보수정책보다는 민부정책에 대한 요구를 반영했다고 볼 수 있다.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대기업위주의 경제정책에 희생당한 개인의 불만이 폭발했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프랑스의 실업률은 올 1·4분기중 G7국가중 최고인 12.8%를 기록했다. ◆공산주의가 자취를 감춘 터에 좌파정부라 해도 종전의 사회주의 정부와는 다르다. 그러나 분명한 것은 좌든 우든 이제 국민의 경제적 고통을 해결치 않고는 버텨낼 수 없다는 점이다. 우리도 경제가 바닥을 기고있는 가운데 대선이 다가오고 있다. 각종 여론조사에서는 첫째로 경제대통령을 꼽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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