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걸개그림에 사회의 병폐 적나라하게 고발환경운동연합 문화예술기획위원 최병수(37)씨는 「국졸 화가」 「거리의 화가」 「사회면 화가」로 더 알려져 있다.
최씨는 10년째 화랑과 같은 닫힌 공간보다는 광장과 거리에서 시민들에게 그림으로 환경파괴의 심각성을 알리고 다가올 인류의 재앙을 경고하고 있다.
그의 작품은 화랑에 전시하기엔 너무 큰 가로 세로 10m가 넘는 걸개그림들이다. 평론가들은 80년대 등장한 걸개그림이 주로 선동적 메시지를 전달했다면 최씨의 작품은 잔잔한 메시지와 함께 예술성을 담았다고 평가한다. 「쓰레기들」 「백두산」 「노동해방도」 「장산곶매」 등 그의 작품들은 환경과 공해를 비롯, 분단과 핵, 노동문제를 넘나든다.
92년 리우환경회의에 전시한 「쓰레기들」은 참가자들로부터 위기에 처한 지구환경을 가장 잘 보여줬다는 호평을 받아 「타임」지 등에 게재되기도 했다. 반핵 및 야생동물보호캠페인 등 각종 시위에 극적인 효과를 내기 위한 소품들도 모두 그의 작품들이다.
중학교 2학년을 중퇴하고 13년동안 중국집배달원 보일러공 목수 등 18개의 직업을 전전했던 최씨는 특이한 이력만큼이나 작품도 기상천외하다. 대기오염의 심각성은 해에 방독면을 씌워 알리고, 핵폭발의 위험을 경고하기 위해 예수와 12제자의 「최후의 만찬」배경에 버섯구름을 그려 넣었다.
6·10항쟁 10주년인 올해, 그의 감회는 남다르다. 민주항쟁의 상징처럼 된 걸개그림 「한열이를 살려내라」가 그의 데뷔작이기 때문이다. 이씨의 죽음후 전개된 민주화과정을 담아낼 제2의 「한열이를 살려내라」를 만드느라 그는 바쁘다.<정덕상 기자>정덕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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