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물러나면 위상타격” 강경입장 고수대표직사퇴 압력에 대한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의 「철벽방어」는 앞으로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는 『더 이상의 버티기는 오히려 이대표의 이미지에 상처를 입힐 것』이라며 조만간 사퇴가능성을 점치는 시각도 있으나 이대표의 선택은 완전히 반대방향이다.
이대표측은 지난달 31일 대선주자 9인회동이 끝난직후 대책모임을 갖고 『국가적 혼란수습과 여당의 정국주도가 절실한 시점에서 대표직 사퇴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입장을 정리했다. 이와관련, 이대표의 한 측근은 『여당의 급선무는 당내 정쟁이 아니라 대선자금문제로 인한 난국을 수습하고 국민을 설득하는 일』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대표직사퇴로 집권당의 지도력 공백을 야기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이 측근은 또 『당장 임시국회가 열려 야권의 파상공세가 시작될텐데 당의 구심점인 대표자리를 비워놓고 어쩌자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이대표측은 반이대표진영 대선주자들이 김영삼 대통령과의 대표직문제 협의시점으로 적시한 4일 청와대 주례보고에 대해서도 『의미없는 얘기』라고 일축했다. 『주례보고에서 이대표가 이 문제를 거론하는 일은 절대 없을 것이고, 김대통령도 그럴 것으로 본다』는 것이다.
이같은 이대표측의 강경분위기에는 그만큼 절박한 상황인식이 깔려있다. 이대표의 거취에 대한 김대통령의 「모호한」 태도와 정치발전협의회의 반이대표기류 확산, 이에 맞물린 이수성 고문의 부상 등 당내 여건의 악화조짐이 우선 심상치 않다. 그래서 이대표진영의 일부 측근은 『이대표를 겨냥한 모종의 플랜이 막후에서 진행중인 것이 아니냐는 우려마저 든다』며 여권핵심부 일각에 의혹의 시선을 보내고 있다. 설상가상으로 김대통령의 대국민담화후에도 여전히 비등한 비판여론은 이대표의 대국민 이미지에도 부정적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것이 자체분석이다.
이런 마당에 대표직을 내놓을 경우 이대표의 당내외 위상은 걷잡을 수 없이 추락할 것이라는 게 이대표측의 판단이다. 『공정경선을 저해하는 현상이 발견되면 사퇴를 생각해 볼 수도 있다』는 이대표의 언급은 현재로선 정치적 수사에 불과하다.
따라서 대표직문제의 해결방향을 점쳐볼 수 있는 변수는 반대진영의 대응강도와 김대통령의 입장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김대통령도 이를 쉽게 결단할 수 없는 속사정이 있는 듯하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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