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파괴만으론 손님끌기 한계 판단/신속수선·무료짐 운반 등 ‘시간보상’/고객 반품·환불 요구도 무조건 수용불황속에 허덕이고 있는 유통업계의 무한경쟁은 가격파괴에 이어 서비스파괴로 번져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불황을 맞아 소비자들의 구매욕구는 줄어드는 반면 외국 업체 등 신규업체의 진출로 경쟁은 더욱 치열해지면서 서비스와 판촉이 저렴한 가격과 함께 유통전쟁에서 살아남기 위한 가장 중요한 무기로 떠오른 셈이다.
롯데 그레이스백화점은 「바짓단 30분이내 수선보장」 「교환배달약속을 어겼을 경우 교통비 보상」 등 각종 시간절약서비스를 내세우고 있고 미도파백화점은 매장에 핫라인전화를 설치하고 현장포터를 대기시켜 무료로 무거운 짐을 들어주는가하면 매장에 전화기를 설치, 고객들이 매장에서 삐삐를 사용할 수 있는 삐삐콜서비스를 실시중이다. 그랜드백화점은 고객이 직접 포장해가는 불편을 감수할 경우 30%의 가격을 할인해주는 고객손수포장제를 도입했고 갤러리아는 1일부터 전담요원을 두고 24시간동안 수신자부담으로 고객의 불만사항을 받아 처리하는 고객컴플레인 24시간접수제도를 실시했다.
판촉과 마케팅기법도 다양해졌다. 항공사에서 시작된 마일리지제도는 현재 대부분 백화점들이 도입했다. 기존회원카드에 포인트점수를 누적하는 방법과 현금사용자들이 사용하는 별도의 포인트카드를 발행하는 방법으로 소비자가 구입한 금액만큼 점수를 누적해 사은품증정이나 할인을 해준다.
그레이스는 비닐 등 포장재를 회수할때마다 쿠폰을 증정해 사은품으로 보상하는 쿠폰마케팅을 벌이고 있고 삼성의 유투존은 가방안에 우산 은목걸이 귀고리 등 3∼7가지 상품을 패키지형태로 넣어 저렴하게 파는 복주머니 마케팅을 실시중이다.
가장 활발해보이는 것은 다른 기업과 연계해 판촉행사를 마련하는 경우다. 케이블 TV의 패션자키선발을 겸해 실시한 유투존의 유투걸선발대회, 영화 「란제리」개봉을 앞두고 실시한 현대백화점의 란제리패션쇼 등이 그예다.
최저가격을 놓고 전면전을 벌이고 있는 할인점들도 고객서비스로 눈을 돌렸다. 신세계의 E마트는 지난달 30일부터 분당 등 전국 7개 점포에서 물건에 흠이 없더라도 기간제한없이 교환환불을 해주는 한편 계산이 잘못될 경우 정정과 함께 현금 5,000원을 보상토록했다. 농협도 이달부터 전국 농축산식품매장에서 유통기한이 지난 제품이 발견될 경우 이를 신고한 소비자에게 5,000원어치의 상품을 주는 제도를 실시하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가격파괴가 이슈로 떠오른데 이어 이제 고객에 대한 서비스와 판촉이 가장 중요한 과제로 떠올랐다』면서 『물론 불황을 맞아 유통업계전체가 전면전을 벌이는 와중에 시작돼기는 했지만 고객에 대한 서비스개선으로 소비자들은 모처럼만에 사람대접을 받을 수 있는 풍토조성이 앞당겨졌다』고 밝혔다.<이재열 기자>이재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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