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를 사랑하는 이들에게 1965년은 기억에 남을 만한 해였다. 명작 「닥터 지바고」와 「사운드 오브 뮤직」이 미국에서 나란히 제작된 해였다. 각국의 영화팬은 이 두 영화 덕분에 오랜만에 비극적 감동과 순수한 환희에 흠뻑 젖을 수 있었다. ◆명화 탄생의 이면에는 흔히 비극적 요소가 가려져 있다. 「닥터 지바고」의 원작자 보리스 파스테르나크(1890∼1960)는 소련 당국의 압력에 의해 58년 노벨문학상 수상을 포기한 채 2년후 세상을 등졌다. 「사운드 오브 뮤직」의 본 트라프 남작(1890∼1947)가족도 자유는 찾았지만 생활고에 시달리며 유랑을 해야 했다. ◆이 가족은 영화에서처럼 나치 점령군의 위협을 뚫고 오스트리아를 탈출, 미국망명에 성공했다. 부부와 7명의 연년생 아이들로 구성된 그 가족은 낯선 땅에서 노래부르기로 새 삶을 시작했다. 취미를 생활수단으로 연결시킨 그들은 1938년부터 콘서트를 열어 큰 인기를 얻었다. ◆그러나 당시의 대중적 인기도 이들 대식구의 생활고를 덜어주지는 못했다. 부인 마리아(1905∼87) 등은 50년대에 남태평양 등지로 선교사 생활을 떠났다. 그들은 세계 곳곳에 흩어졌다. 그 가족이 다시 모인 것은 자전적 뮤지컬 「사운드 오브 뮤직」의 탄생 덕분이다. ◆59년 브로드웨이에서 초연된 이 뮤지컬은 격찬과 함께 눈부신 성공을 거두었다. 뮤지컬의 고전이 된 이 작품이 6월7∼12일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공연되어 가족뮤지컬의 진수를 직접 만날 수 있게 되었다. 작품 속의 「도레미송」 「에델바이스」 등 주옥같은 노래가 주는 감동은 아직도 우리 기억엔 생생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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