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설시비를 불러일으킨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의 작가 장정일씨가 징역 10월의 실형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됐다. 법원은 95년 「즐거운 사라」의 작가 마광수씨에게 징역 8월에 집행유예 2년의 유죄판결을 내렸던 사건과 궤를 같이 한다고 밝히고 있다. 예술표현의 자유라도 사회를 파괴할 정도까지 무제한 보장될 수는 없다는 의미의 판결이다.지난 1월 장씨가 불구속 기소된 후 문예지 등 각매체들은 성과 검열, 표현의 자유 등을 주제로 특집들을 마련, 이 문제에 대한 많은 관심을 나타냈으나 필자에 따라 의견이 달랐다. 『검열은 문화적 생산력을 억압하기 때문에 사법처리에 반대한다』는 견해와 『이 소설은 예술의 가면을 쓴 상업적 포르노물』이라는 주장이 팽팽히 맞섰다.
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는 우리 문학에서 유례를 찾기 힘들도록 원색적 용어를 동원한 성묘사에 치우쳐 있다. 작가 스스로도 인정했듯이 마씨의 「즐거운 사라」와는 비교가 안될 정도로 중년 남성과 고3 여학생의 변태적 성관계에 절반도 넘는 부분을 할애하고 있다. 그런 의미에서 이 소설은 건전한 성의식을 지닌 일반인, 특히 청소년에게는 또 하나의 유해환경이며 폭력이라고 보지 않을 수 없다. 이 소설이 발간됐을 때 33개의 시민단체로 이루어진 음란폭력성조장매체대책시민협의회는 출판사에 이 소설의 즉각적인 회수 및 폐기등을 주장하는 항의문을 전달했고, 출판사에서도 이를 수용한 바 있다.
우리 사회는 권위주의적 정부 밑에서 오랫동안 표현의 자유를 제한 당해왔으며, 젊은이들은 성표현에 대해 관대해지는 추세를 보이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우리 사회는 TV나 영화 등을 통해 폭력과 성, 범죄 등에 무방비 상태로 노출돼 있기도 하다. 우리 사회가 언론과 표현의 자유가 보장될 때 성숙해진다는 점은 새삼 강조할 필요조차 없지만 그 성숙함은 옹호할 것과 추방할 것을 구분하는 자제력이 전제가 돼야 할 것이다. 다만, 장씨에 대한 형량부분에서 지나치게 가혹했다는 것이 중론인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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