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기있는 호소” 대선자금논란 일단락 기대/일각선 ‘YS 공격적 자세’ 여론자극 우려도신한국당은 29일 김영삼 대통령의 담화에 대해 『용기있는 호소』라고 평가하며 이를 계기로 대선자금에 대한 논란이 일단락되기를 기대했다. 더욱이 김대통령이 향후 「책임」을 질수도 있다는 입장을 밝힘으로써 더 이상 시비가 일어날 여지가 사라졌다고 분석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론 담화의 내용과 김대통령의 태도가 국민을 설득하기에는 미흡했던 것이 아니냐며 향후 정국상황과 여론의 흐름에 우려를 표시하는 당직자들도 적지 않았다.
이회창 대표는 담화직후 열린 당무회의에서 『이쯤에서 대선자금을 둘러싼 정쟁은 중단돼야 한다』면서 『이제 과거에 매달리기 보다 앞을 내다보고 경제회복과 민생안정에 주력하는 집권당의 모습을 보이자』고 당부했다.
지난 23일 김대통령을 대신해 대선자금 공개불가 입장을 천명했던 이대표로서는 어찌보면 당연한 반응이었다. 하지만 이대표측은 이를 통해 과연 비등한 국민여론을 무마할 수 있을지에 대해서는 확신을 갖지 못하는 분위기였다. 이 문제에 관한 한 김대통령과 사실상 「공동운명체」의 입장에 놓인 이대표측은 만약 국면전환이 되지 않을 경우 당내외적으로 심각한 어려움에 처할 수 있음을 걱정했다. 한 측근은 『일단 두고보자』면서 『나라의 장래를 생각해야 한다는 이대표의 충정을 국민들은 잘 이해해 줄 것』이라고 기대했다.
박관용 사무총장은 『미래를 향해 새출발을 하겠다는 대통령의 의지를 표현한 것』이라고 말했고, 신경식 정무장관은 『정치개혁을 끝까지 추진하겠다는 김대통령의 비장한 결의를 정치권이 적극 뒷받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윤성 대변인은 논평에서 『살신의 정신으로 난국을 타개하겠다는 김대통령의 결연한 의지를 높이 평가한다』고 말했다.
신한국당은 야권이 앞으로 정치공세를 계속할 경우 여야가 똑같이 법정액 이상의 대선자금 사용이라는 「원죄」를 지었다는 점을 지적하며 강하게 대처할 방침이다. 박희태 총무는 『야권은 자기들의 대선자금 내역을 먼저 상세히 밝힌 뒤 남에게 공개를 요구하는 것이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당내에는 담화가 국민정서와 기대에 크게 못미쳤다며 오히려 「부작용」을 우려하는 시각도 엄존했다. 한 당직자는 『국민이 바라는 것은 진솔한 고백과 사과의 모습이었으나 담화의 전체적 분위기는 이와는 거리가 있었다』면서 『공격이 최선의 방어라는 발상에서 그렇게 했을 수도 있지만 아무래도 불길한 생각이 든다』고 털어 놓았다. 이 당직자는 특히 『김대통령이 중대결심을 언급하며 목소리를 높인 대목은 여론을 자극했을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 또다른 관계자는 『문제는 담화의 내용이 아니라 김대통령이 보인 다분히 「공격적」 자세』라며 『누가 그렇게 하도록 대통령에게 건의를 했는지 모르겠다』며 청와대 참모진들에 대한 불만을 표시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