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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유니버스 브룩 리 본보 단독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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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스유니버스 브룩 리 본보 단독인터뷰

입력
1997.05.30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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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민족 피받아 긍지느껴요”/“한글이름 ‘이시내’… 김치·고기전 즐겨/하와이 이민사 소재로 시나리오 쓸 계획/정많은 아버지나라 꼭 방문하고 싶어요”16일 미스유니버스로 선발된 한국계 3세 브룩 리(26)양은 28일 로스앤젤레스에서 한국일보와 단독인터뷰를 갖고 『한민족의 피를 이어받았다는데 자부심을 갖고 있다』면서 『한국을 방문하고 싶다』고 말했다. 170㎝의 키에 검은 머리, 매혹적인 갈색눈동자가 배달민족임을 확인시켜 주었다. 작은 강 또는 시내를 뜻하는 영어 이름 「브룩」(Brook)에서 「시내」를 한글 이름으로 쓰고 있다. 다음은 LA 인근 센추리시티의 미스 유니버스 본부에서 그와 나눈 일문일답.

―미스유니버스 선발 비결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

『아직도 얼떨떨하다. 세계 최고의 미인이라는 생각은 해본 적 없다. 다른 참가자들도 모두 미인이어서 외형적인 모습만으로는 충분치 않았다.』

―앞으로의 계획은.

『미스유에스에이와 미스유니버스의 공식임기가 끝나는 내년 5월까지는 미의 사절이라는 공식활동에 전념할 계획이다. 특히 탈선 청소년에 대한 선도와 불우장애인을 위한 올림픽 홍보에 주력할 생각이다』

―연예계나 모델활동 제의도 많이 받을텐데.

『제의는 많으나 욕심은 없다. 나이도 많은데다가 내년 여름께면 결혼할 예정이다. 나는 영화에 관심이 많으며 하와이로 돌아가면 그 분야에서 종사할 생각이다. 능력이 된다면 한국을 비롯한 하와이의 다민족 이민사를 소재로 한 영화 시나리오를 써보고 싶다』

―결혼상대는.

『3월 중국계 미국인 2세 예비역 육군 소령(샨 리)과 약혼했다』

―조상에 관해 얼마나 알고 있나.

『어릴 때 돌아가신 할아버지에 대한 기억은 희미하다. 할아버지는 170㎝의 작은 키였으나 하와이 원주민이던 할머니는 180㎝의 거구였다. 두분은 4남4녀를 두셨는데 나의 아버지(벤슨 리)는 이중 막내였다. 아버지는 오랜 투병 끝에 내가 17세 때 돌아가셨다. 아버지는 미국―중국 혼혈인 어머니와 결혼해 나와 두 오빠(36, 28세)를 두셨다』

―가훈은.

『아버지는 늘 한국인임을 자랑스럽게 여기셨고 자식들에게도 한국인의 뿌리를 잊지말라고 당부하셨다. 나의 중간 이름은 하와이 원주민어로 「마헤알라니(Mahealani)」로 집안의 양대 뿌리인 한인과 하와이 원주민의 정체성을 잃지 말라는 뜻이 담겨져 있다. 나의 몸에는 산술적으로 한국인의 피가 25%만 흐르고 있으나 중요한 것은 마음이라고 생각한다』

―한국에는 가본 적이 있나.

『없다. 아버지가 61년 주한미군으로 근무한뒤 한국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들려주셨다. 그래서 한국을 배우고 싶다. 초대를 받으면 할아버지와 아버지의 나라를 꼭 방문하고 싶다』

―한국국민과 한국일보 독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은.

『한국의 무한한 발전과 행운을 기원한다. 특히 (내달 9일) 창간 기념일을 맞는 한국일보사 독자들에게 조그만 사랑을 전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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