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회창사퇴여부 내 양식 믿고 맡겨달라/박찬종대표는 심판자리… 사퇴 결단을/이한동이 대표 입장바꿔 생각하면 쉬워/이수성대표문제 나중에 다시 얘기하자/이홍구경선후보모임 적절한 시점 소집/김덕룡대선자금 담화후 당론 뒷받침을/최병렬내분 국민실망… 이 대표 결심 촉구김영삼 대통령은 29일 청와대에서 신한국당 대선주자 9명과 1시간 15분여 동안 오찬을 하며 당의 결속방안 등을 논의했다. 다음은 대화 요약이다.
▲김영삼 대통령=밖에서 우리 당에 경선주자가 많다고 하는데 그것은 우리 당에 인물이 그만큼 많다는 뜻입니다. 최근 경선주자들이 무차별적인 얘기를 하는 것같은 양상을 보여 우려하는 국민이 많다는 얘기를 듣고 있습니다.
경선은 민주주의 방식으로 떳떳하고 좋은 방식입니다. 그러나 항상 개인보다 당을 중시하고 당보다 국가를 중시해야 합니다. 정권을 다시 창출하기 위해서는 여러분들이 페어 플레이를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시간이 가면서 과열되는 경향이 있는데 국민들에게 분열로 비쳐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총재입장에서 걱정할 문제입니다. 규칙을 지키는 경선이 되도록 더욱 엄정하게 관리할 것입니다. 경선후 그 결과에 승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경선이 끝나면 당의 결속과 단합이 이루어지도록 해야 합니다. 지금 이 자리에 계신 여러분중 한 분이 후보가 될 것입니다. 경선을 하고 나서 탈락자가 탈당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런 일은 우리 국민들도 용납하지 않을 것입니다.
▲박찬종 고문=나보다는 당이, 당보다는 국가를 먼저 생각해야 경선이 과열 안되고 페어플레이가 됩니다. 경선이 국민들 눈에 아름답게 보이면 모든 어려움이 해소됩니다. 과열을 방지하고 이번 경선과 다음 경선도 공정하게 되기 위해서는 제도와 틀을 만들어야 합니다. 경선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당직을 정하고 경선전 일정 시기에 당직을 그만두는 규범을 정하자고 제가 주장했었습니다. 그러나 그것이 규범화하지 못했습니다.
대표는 공정경선에 심대한 영향을 미치는 자리이고, 경선관리위원회가 발족되면 지구당개편대회가 열리게 되는데 대표는 심판이고 과열을 방지해야 합니다. 그런 사람이 경선에 참여하는 모양은 좋지 않습니다. 이대표께서 스스로 결단을 내리는 모습을 보여주기 바랍니다.
▲이한동 고문=마치 대선자금문제에 대해 야당 주장대로 국정조사를 고집하는 것처럼 언론에 비치는 것은 진의가 잘못 전달된 것입니다. 야당의 주장을 받아들여 국정조사를 주장한게 아니고 이 문제를 해결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판단에서 독자적으로 주장한 것입니다.
박고문이 주장한 것을 저도 주장했습니다. 이대표가 우리 입장을 바꿔 생각하면 쉬운 일입니다. 이대표 양식의 문제입니다. 국가적 난국이라는 걱정이 많습니다. 대통령께서 국정 중심에서 당과 정부를 챙겨 주시라는 바람이 있습니다. 아들까지 사법처리한 마당에 주저할 이유가 없다고 생각합니다.
▲최병렬 의원=당과 정부가 너무 흔들리고 경선과정이 마치 우리들이 나뉘어 대치하는 모양이 되어 국민이 불안하고 실망하고 있습니다. 우리끼리 갑론을박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습니다. 이대표가 이 문제를 정치적으로 결심하여 빨리 해소하는 것이 좋을 것입니다.
▲이회창 대표=대선자금에는 선거자금과 정당활동비 등이 있는데 박관용 사무총장에게 조사를 시켰으나 자료가 없다고 합니다. 의혹해소가 원칙이지만 현실적으로 사실을 확정할 수 있는 근거자료가 없으니 어떻게 국민을 설득할 수 있겠느냐는 생각입니다. 이것이 당의 일관된 입장입니다. 이 문제로 내부의 흩어진 모습이 보이면 곤란한 일입니다.
대표 사퇴문제는 정치적으로 밀고 당길 문제가 아닙니다. 대표는 경선의 심판이 아닙니다. 이 문제는 제게 맡겨 주십시오.
▲김대통령=대선도 중요하지만 안보, 경제회복이 더 중요합니다. 대표문제에 대해서는 이 자리에서 언급하지 않겠습니다. 내가 그 얘기를 하려고 여러분을 만난 것이 아닙니다.
▲김윤환 고문=대선자금 실체파악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앞으로 제도개혁에 힘써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가면 정치가 혼란에 빠질 것입니다. 여기 계신 여러분들이 등록전에는 다 예비후보입니다. 등록을 하고 경선에 들어갈 때 대표사퇴 문제를 생각해야 합니다. 그것은 대표에게 맡기도록 합시다. 당의 단합이 중요합니다.
▲이수성 고문=그 문제는 우리끼리 나중에 다시 얘기합시다.
▲김덕룡 의원=지난번 논의하자고 제의했으나 일부만 모여 지금까지 이 얘기가 계속되고 있는 것입니다. 국민들은 우리가 할 일이 많은데 경선문제로 싸우는 걸로 걱정하고 있습니다. 다른 기회에 우리끼리 심도있게 논의합시다. 내일 총재께서 담화를 발표하시면 당론으로 뒷받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대표=저의 양식을 믿고 제게 맡겨 주십시오. 지금까지 공정하려고 노력했고 앞으로도 공정할 것이니 제게 맡겨주십시오. 총재가 담화를 발표하면 당에서 여러가지 후속조치를 마련할 것입니다.
▲이홍구 고문=이대표께서 경선후보 모임을 적절한 시점에 소집하시지요.<손태규 기자>손태규>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