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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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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평선

입력
1997.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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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돈 때문에 큰 일 나겠다. 『돈만 밝히는 정치인들 내 돈이나 와서 주워가라』며 서울 한복판에서 돈벼락 소동을 벌인 시민이 나왔다. 대선자금을 밝히네 못 밝히네 온 나라가 시끌벅적한 와중이어서 그의 기행에 카타르시스를 느낀 사람도 없지 않을 것이다. ◆그 대선자금이라는 것을 김영삼 대통령이 드디어 밝힌다는데, 과연 어느 수준이면 국민이 납득하겠느냐가 초미의 관심사다. 한 독자가 그 해답의 한 단초가 될 만한 얘기를 편지로 제시해 왔다. 편지에 첨부한 주민등록증 복사본을 보면 그의 나이는 올해 45세다. ◆전북 순창이 고향이고 서울 광장동에 산다. 육군 병장으로 군 복무를 마친 평균적 한국인이다. 생업이 뭔지 분명치 않으나, 장로교 평신도성경교육대학원의 학생임을 증명하는 학생증 복사본으로 미뤄 독실한 기독교 신자임을 짐작할 수 있다. ◆편지의 요지를 옮기면 이렇다. 「대통령 각하. 관련자료가 없어 대선자금을 못 밝히고 계시다니 얼마나 안타깝겠습니까. 각하께서는 92년 대선후 『이런 선거 두번만 치르다가는 나라 망하겠다』고 말씀하셨습니다. 나라가 망하겠다고 느낄 정도의 금액이라면 대략 얼마이겠습니까. 그 윤곽만이라도 밝히고 국민을 설득하면 되지 않을까요」 ◆국민은 지금 대선자금의 명세서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 대통령의 정직한 목소리를 듣고 싶은 것이다. 평생 오른팔이던 동지가 쓰러지고 여러 「가신」과 아들마저 감옥에 간 마당에 무엇을 더 연연할 것인가. 명예를 지킬 줄 아는 대통령의 모습이 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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