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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대 마지막 프런티어/서부호주 브룸 & 에코비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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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시대 마지막 프런티어/서부호주 브룸 & 에코비치

입력
1997.05.29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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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푸른 바다와 붉은 땅,자연과 인간이 하나되어 환경의 소중함 배우는 ‘에코여행’이 테마/폐자재건물·태양열발전 등 온통 ‘자연보호 학습장’환경을 주제로 한 해외여행이 차츰 관심을 모으고 있다.

도심지 호텔에 숙소를 정해놓고 쇼핑이나 관광에는 더 이상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괴나리꾼에게 환경여행이 인기다. 콘크리트와 교통체증에 찌든 도시인은 여행을 통해 인간의 손길이 미치지 않는 원시자연을 경험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여행으로 인해 오히려 자연과 생태계가 훼손된다면 더 이상 후손은 아름다운 자연의 경이를 체험할 수 없을 것이다. 환경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 여행을 즐기는 것, 이 것이 모두에게 새롭게 던져진 화두로 대두하고 있다.

「우리 시대 마지막 개척의 땅」으로 불리는 서부호주는 이러한 여행객의 욕구를 충족시키기 위해 세심한 준비를 한다. 자연과 하나가 되고 환경의 소중함을 배우는 여행상품이 많다. 원시자연을 체험하고 생태계를 학습하는 여행이 인기를 끌고 있다. 특히 서부호주의 주도인 퍼스(Perth)에서 비행기로 4시간 거리인 브룸(Broome)과 이곳에서 자동차로 1시간 거리인 에코비치(Eco―Beach)는 환경과 생태계를 우선한 리조트를 건설, 미래 여행산업의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에코비치는 리조트의 계획과 건설과정부터 자연보전을 우선 염두에 두었다. 40개의 방갈로는 모두 2m 지상 위에 건축됐다. 지표 생태계 손상을 예방하기 위한 배려이다. 기초공사를 위해 굴착할 필요가 없으니 땅밑 생태계는 물론 지상식물도 전혀 다치지 않고 동물도 방갈로 밑으로 자유롭게 통행할 수 있다. 방갈로를 서로 잇는 총연장 1㎞정도의 길도 같은 이유에서 지표면으로부터 50㎝가량 위에 건설됐다.

방갈로와 길은 모두 나무로 건설됐는데 여기에도 환경보전을 겨냥한 아이디어가 적용됐다. 길을 우선 만들고 방갈로를 세웠다. 방갈로와 길은 새 원목 대신 폐쇄된 펄해안동물원(Pearl Coast Zoo)의 폐건자재를 활용했다. 레스토랑과 바 역시 쓸모 없어진 전봇대로 건축됐고 침대까지 재활용품으로 만들었다. 페인트나 타일 등 인공적 마감재는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전체 건축자재 가운데 70%가 재활용품이며 모두 28억원 정도의 건설비용이 들었다. 기존의 건설방식이 생태계를 파괴하고 자연통로를 봉쇄하며 토양침식 등을 초래하는 반면 새로운 방식으로 건축된 이 리조트에서는 자연훼손을 거의 찾기 힘들다.

리조트의 운영에도 환경에 대한 배려가 끔찍할 정도다. 낮시간이 평균 9시간 30분인 점을 최대한 활용, 태양열발전을 통해 에너지를 자체 생산한다. 저녁에는 낮시간 동안 만든 에너지를 전기에너지로 전환해 사용한다. 레스토랑과 바의 조명은 자연광만으로 가능하도록 트인 공간으로 디자인됐다. 냉장고는 가장 서늘한 곳에 배치했고 모든 전구는 절전형으로 설치됐다.

쓰레기는 분리수거된다. 음식쓰레기, 알루미늄캔, 병, 종이류는 따로따로 버리도록 한다. 화장실에서 나오는 쓰레기와 폐수 등은 자체정화시설로 처리하고 비누는 수질오염을 줄이기 위해 특별주문 생산한다. 샴푸와 린스 등은 사용금지다.

환경을 우선한 시스템은 에코비치의 자연과 아름다움을 해치지 않기 위한 노력이다. 눈 부시도록 찬란한 해변에 가장 잘 어울리는 것이 에코비치다. 토양이 붉은색이기 때문에 바다의 푸른색과 대조를 이뤄 경탄을 자아낸다. 「미니벙글벙글」이라는 해변의 붉은 괴암들이 흥미롭다. 해변의 길이는 22㎞에 달하기 때문에 걸어서 일주하기는 많은 시간이 걸린다. 말을 타고 달리거나 지프를 이용하면 조금은 성을 풀 수 있다. 백사장이 잘 발달돼 있어 100여m를 걸어나가도 물이 가슴밖에 안찬다. 무지개빛 조개들이 널려 있다. 그렇게 아름다울 수 없다. 하지만 주워가는 것은 금지돼 있다. 가져 갈 수 있는 것은 에코비치에 대한 추억뿐이고 남길 수 있는 것은 해변의 발자국뿐이다. 신혼여행지로 인기가 부상하고 있다. 숙식을 제공하며 한 사람당 하루 7만원 정도의 경비가 든다. 국제전화 61―8―9192―4844.<에코비치(호주)=박일근 기자>

◎서부호주는 이런 곳

서부호주는 가장 큰 주로 면적이 남한의 26배에 달한다. 인구는 고작 170만명, 그 것도 130만명이 주도 퍼스(Perth)에서 산다. 사람과의 부대낌에서 잠시라도 벗어나고 싶다면 서부호주를 찾아라. 기후는 북부의 건조한 열대부터 남쪽의 냉온대까지 다양한 분포를 보인다. 퍼스는 지중해성 기후로 여름인 12월부터 2월까지는 덥고 겨울인 6∼8월은 온화하다. 서부호주의 매력은 쉴새없이 탄성을 자아내게 하는 장엄한 자연경관과 여유있고 깨끗한 도시에 있다.

퍼스는 인도양으로 흘러나가는 스완강변 중류에, 프리맨틀 항은 하류에 자리잡고 있다. 퍼스에서 프리맨틀까진 자동차로 20분 정도 거리. 퍼스시민이 가장 자랑하는 킹스공원(King’s Park)에 서면 믿기지 않는 이 도시의 아름다움을 한 눈에 담을 수 있다. 퍼스시민은 킹스공원과 지중해성 기후를 들어 퍼스가 시드니보다 더 살기 좋은 곳이라고 확신한다. 도심의 3분의 1을 차지하는 광활한 킹스공원에서 석양에 비친 마천루와 백조떼가 노니는 스완강을 내려다 보며 수령 수백년은 되었음직한 아름들이 나무 사이를 맘껏 산책하는 재미는 어디에 비할 수 없을 만큼 크다. 유람선을 타고 스완강을 오르내리거나 요트를 타고 한가롭게 순항하며 퍼스시민의 생활방식을 체험해 보는 것도 좋다.

물론 흰 파도와 따가운 햇살이 눈부신 해변도 널려 있다. 가장 가까운 곳은 씨티 해변(City Beach)이고 코티슬로우(Cottesloe), 플로릿(Floreat) 스카보로(Scarborough), 소렌토(Sorrento) 등도 유명하다. 저녁에는 서울의 압구정동과 대학로를 반반씩 섞어 놓은 듯한 노스브릿지(Northbridge)에서 밤의 여흥을 맛볼 수 있다. 카지노도 수준급이다. 프리맨틀의 수 많은 노천카페는 관광객의 피로를 덜어주기 위해 따끈한 커피를 내놓는다. 인도양 위에 점점이 떠 있는 요트들이 마치 높은 파도같은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환상적이다.

서부호주는 최고급 와인 생산지이기도 하다. 퍼스의 음식문화는 이탈리아이민자의 영향을 받아 지중해 스타일이 지배적이다. 서부호주는 세계적인 다이아몬드, 진주, 오팔, 금의 생산지로 유명하다. 보석상을 둘러보면 눈이 너무 높아지니 조심해야 한다.

문의전화는 서울주재 호주정부관광청 (02)779―8927, 서호주주정부관광청 국제전화 61―9―220―1700.<박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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