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오시인 수준땐 ‘대선자금 본질 미봉’ 부담 여전/의외의 ‘솔직한 고백’으로 정국반전 계기될수도김영삼 대통령이 30일 대선자금관련 대국민담화를 발표하면 정국은 진정될 수 있을까.
김대통령은 이회창 신한국당 대표를 통한 대선자금 공개불가 입장표명이 정치권 안팎으로 부터 거센 반발을 사자 마침내 자신이 직접 나서 대선자금파문의 최종해결을 시도하고 있다. 그런점에서 김대통령의 대국민담화는 요동치던 정국의 수습향배를 가름하는 분수령이 될 것으로 보인다.
사태해결의 관건은 무엇보다 「담화내용」이다. 대선자금문제에 따른 정치권의 극한대립상태가 풀리고 6월 임시국회의 정상운영과 대선정국으로의 국면전환을 이룰 수 있을지 여부는 전적으로 담화내용에 달려있기 때문이다. 이는 여권 전체가 갖는 기대이자 고민이다.
신한국당 관계자들은 30일 담화에서 「자료가 없어 공개할 수 없다」식의 입장표명이 되풀이되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적어도 법정비용을 초과해 선거를 치른 과오를 시인하고 고백하는 형태가 되지 않겠느냐는 관측이 많다. 지난 23일 이대표가 밝힌 내용을 뒤집는 수준까지는 아니더라도 최소한 「그만하면 됐다」는 국민적 양해를 구할 수 있을 정도는 될 것이라는 기대이기도 하다.
그러나 그렇게 한다고 해서 문제가 쉽게 풀릴 것 같지는 않다. 우선 대국민담화에 야권이 순순히 동의해 줄 지 의문이다. 대선자금문제를 12월 대선때까지 끌고가려는 게 야권의 기본전략이기 때문이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김대통령이 92년 대선자금내역을 공개못하는 가장 큰 이유가 김대통령에 대한 공소시효가 아직 살아있기 때문이라고 보고있다.
만일 김대통령이 92년 대선자금규모를 공개하면 그 자체가 불법 금권선거를 시인하는 셈이 되므로 야권은 당장 『「성공한 금권선거」도 처벌대상이 돼야한다』는 식의 이른바 정권퇴진 논리로 무장하고 나설 공산이 적지않다.
대선자금문제의 해법이 여권내부에서 조차 엇갈리고 있는 현실도 정국수습이 여의치 못한 원인이 되고 있다. 신한국당의 일부 대선주자들은 대선자금을 마땅히 규명하고 넘어가야 한다며 공개불가 입장을 표명한 이대표와의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불공정경선 시비와 이대표 사퇴문제가 불거진 것은 경선정국이 이미 조기과열돼 있다는 증거다. 김대통령은 이같은 내우외환에 시달리고 있고, 사실상 국정운영의 구심력마저 상실한 처지에서 정국 분위기를 수습할 뾰족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김대통령이 대국민담화에서 의외로 「솔직하고 설득력 있는 고백」을 할 경우 정국은 반전의 계기를 맞을수도 있을 것이다.<정진석 기자>정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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