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시로 신호음 집중력 저하/생명경시유발 등 폐해확산 규제 목소리교실마다 「다마고치」열풍으로 몸살을 앓고 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도 이 게임기에 신경쓰느라 집중력이 현저히 떨어지는가 하면 수시로 울려대는 발신음 때문에 학습분위기가 망쳐지기 일쑤다. 또 어린학생들에게 생명경시풍조를 유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지적되는 등 폐해가 커 교육적 견지에서 규제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다마고치」는 호출기크기의 미니 전자게임기. 액정화면 속의 애완동물을 키우는 게임으로, 동물이 신호음을 낼 때마다 버튼을 눌러 먹이, 목욕, 용변, 치료, 심지어 놀이와 교육기회 등까지 적절하게 제공하지 않으면 곧 죽어버리도록 만들어져 있다. 95년 일본 반다이사가 개발한 이 제품은 숱한 유사품과 「사이버 페트(Cyber Pet)」라는 신조어를 낳을 만큼 세계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으며 우리나라에서도 주로 초등학교 3학년이상 여학생들을 중심으로 폭발적으로 번져가고 있다.
서울 용산전자상가의 A게임프라자 정모(32)씨는 『개당 1만8천∼4만원씩 하는 이 제품이 용산전자상가에서만 하루 평균 1천여개, 많을 때는 3천개까지 나간다』고 말했다. 서울 강남의 K초등교 5년 송모(11)양은 『반 학생 42명 대부분이 주머니속의 애완동물로 생각하고 갖고 다닌다』고 말했다.
서울 은평구 C초등교 박모(28·여) 교사는 『수업중 수시로 신호음이 나고 아이들도 그때마다 몰래 게임기를 꺼내드는 등 분위기가 크게 나빠졌다』며 『얼마전 학부모들에게 게임기를 갖고가지 못하게 당부하는 가정통신문까지 보냈으나 별 효과가 없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많은 교육전문가들은 또 이 전자애완동물이 정상적인 심리발달을 해치는 측면이 있음을 우려하고 있다. 조금만 「보살핌」을 게을리해도 죽어버려 다시 처음부터 쉽게 시작하는 과정에서 생명에 대한 경외감을 잃게 될 가능성이 크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최근 홍콩 교육당국은 각급학교에 「다마고치」의 추방을 지시, 학생들의 가방을 검사하고 있으며 미 뉴욕타임스지도 『학업에 심각한 지장이 초래되고 있다』는 교사의 말과 「다마고치」소지 금지령을 내린 초등학교를 소개했다.<박일근·이동훈 기자>박일근·이동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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