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하오 청와대 주례보고 직후 서울 중학동 이마빌딩의 개인사무실로 돌아온 신한국당 이회창 대표는 김영삼 대통령과의 면담결과에 만족한 듯 매우 밝은 표정이었다. 이어 사무실로 달려온 하순봉 대표비서실장과 서상목 백남치 의원 등 측근들은 이대표와 면담한 뒤 한결같이 『얘기가 잘된 것 같다』고 분위기를 전했다.서의원은 『이대표가 「중국방문을 통해 대륙의 기운을 받았다」고 말하더라』면서 『앞으로 이대표의 행보가 더욱 활발해 질 것』이라고 말했다. 서의원은 대표직 사퇴문제와 관련, 『현시점에서 대표직을 물러나는 것은 김대통령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을 것이라는 게 이대표의 생각』이라며 주례보고에서 이대표체제를 유지키로 합의가 이뤄졌음을 시사했다.
그는 또 김대통령의 대국민담화 방침에 대해 『대선자금문제는 전적으로 김대통령이 알아서 대처할 사안으로 우리가 왈가왈부하기는 어려운 것 아니냐』고 말해 이대표의 「양해」의사가 전달됐음을 간접적으로 밝혔다.
담화의 배경과 의도에 대해 이대표측이 그동안 품고 있던 의구심은 이날을 기점으로 상당히 불식되는 분위기였다. 하실장은 『김대통령과 이대표가 시국현안 전반에 관해 의견이 일치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관심의 초점인 담화의 내용과 수위에 대해서도 두 사람 사이에 교감과 동의가 이뤄졌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사실 이대표는 이날 귀국에 앞서 담화의 내용과 이를 결정한 경위에 대해 청와대측의 사전설명을 청취했고 이를 기점으로 자신감을 보이기 시작했다는 전언이다. 이대표의 중국방문을 수행한 한 측근은 『일부 언론이 실제상황을 과장한 측면이 있다』면서 『김대통령과 이대표의 관계는 앞으로도 아무 일이 없을 것』이라며 회동결과를 예고했었다.<유성식 기자>유성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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