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양가는 오르고 품질 고급·다양화 할듯6월부터 시행되는 아파트 분양가 자율화조치는 비록 수도권을 제외한 지역에서 실시되긴 하지만 기존 아파트시장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우선 아파트 분양가가 전반적으로 오를 가능성이 크다. 그동안 국내 아파트시장에서는 「새 아파트가격」인 분양가가 규제를 받아 중고아파트보다 새 아파트가 싼 「비정상적인」 가격질서가 유지돼왔기 때문에 분양가 규제가 풀리면 분양가가 오를 수 밖에 없으리라는 지적이다.
더욱이 그동안 주택건설업체들은 정부가 고시하는 분양가 상한선이 건설원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하고 있다고 불만을 나타내왔기 때문에 어떤 식으로든 분양가를 올릴 것이란 전망이다.
건설교통부는 이와 관련, 분양가 제한이 풀리더라도 분양가가 오를 가능성은 적다고 밝혔다. 새로 분양가 제한이 풀리는 부산(9,659가구) 대구(3,079가구) 광주(3,890가구)지역의 경우 미분양아파트가 4월말현재 1만6,628가구에 달하고 있어 주택건설업체들이 분양가를 올릴 경우 팔리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미분양아파트는 입지여건이 나쁜 소규모단지가 대부분이라는 점을 감안할 때 입지여건이 좋은 지역의 고급아파트 분양가는 오를 가능성이 없지 않다. 최근 광주광역시 지역에서는 신규·고급아파트 수요가 증가, 이미 분양가(새 아파트가격)가 시세(중고아파트가격)를 웃도는 현상이 나타나고 있어 분양가가 자율화하면 이같은 현상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또한 분양가 자율화로 같은 아파트단지내에서도 비인기층과 로열층의 가격차별화가 심해지고 인기지역·로열층에 청약하려는 청약예금자들의 분양가 부담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분양가 자율화를 계기로 분양가가 오를 가능성은 있지만 「콘크리트상자」처럼 일률적으로 지어져왔던 아파트가 줄어들고 아파트상품의 품질고급화와 다양화가 촉진될 전망이다. 그동안 국내 아파트단지내에 잘 가꿔진 정원이나 수영장, 헬스클럽, 노인을 위한 부대시설 등을 찾아보기 힘들었던 것은 규제된 분양가에 맞춰 아파트를 지어왔기 때문이다. 최근 입주자들이 새 아파트 내장재를 뜯어내고 다시 수선해 사용하는 현상도 분양가 규제에서 비롯된 것이다. 건교부 관계자는 『수도권의 모신도시의 경우 제한된 분양가로 타산을 맞추기 위해 최대한 많은 아파트를 짓다보니 거대한 「콘크리트괴물」처럼 건설된 게 사실』이라며 『분양가가 자율화하면 이같은 시행착오는 더이상 없을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그러나 주택건설업체들이 그동안 억눌려왔던 아파트 건설원가만 벌충하는데 급급하고 아파트 품질고급화에는 소홀할 경우 분양가 자율화가 주택건설업체들의 배만 불리고 주택소비자들의 부담을 늘리는 결과를 낳을 것이란 우려도 있다.<유승호 기자>유승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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