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 대통령 다시 생각할 사람” 불신감/회동말미에 7분간 밀담나눠 눈길국민회의 김대중·자민련 김종필 총재의 27일 단독 회동은 지난 1월27일 이후 4개월여만의 일이다. 두 김총재의 단독 회동은 모두 김영삼 대통령을 압박하면서 김대통령에 대한 공세를 강화하기 위해 이루어졌다. 공동대처가 필요한 사안에 대해서는 대화가 잘 풀리는게 두 김총재의 관계다.
두 총재는 지난 회동에서 변칙처리된 노동법 개정안의 원천무효를 결의했던 것처럼 이번에도 대선자금 공개 불가 방침을 전면 철회시키기로 의견을 모았다. 배석했던 국민회의 박상천·자민련 이정무 총무는 김대통령과 대선자금 문제에 의제가 집중됐으며 양당의 대선후보 단일화 문제는 언급되지 않았다고 전했다.
1시간여 동안의 회동에서 두 총재는 30일 김대통령의 대국민 담화를 정국 수습을 위한 「마지막 기회」로 삼기로 했다. 자민련 김총재는 먼저 『담화에 내용이 없을 경우 「중대한 결심」을 하지 않을 수 없다』고 언급했고, 국민회의 김총재도 즉각 동의했다고 두 총무는 전했다. 중대한 결심이란 김대통령의 하야를 반대한다는 지금까지의 원칙을 재검토한다는 내용이라는게 관계자들의 얘기이다.
양측은 이와함께 대통령 담화에는 대선자금의 전체적 윤곽과 노태우 전 대통령과 한보측으로부터 받은 자금에 대한 해명이 있어야 한다는 점을 재확인했다. 이총무는 두 김총재가 전·노비자금 사건을 언급, 『소급 입법으로 10년전의 사건까지 처벌하는 마당에 자료가 없어 대선자금을 공개하지 못한다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양측은 또 대선자금 담화 발표이후에도 김대통령을 계속 압박하는 전략이 필요하다는 점을 집중 논의했다. 국민회의 김총재는 회동이 끝난뒤 『김대통령이라는 사람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상황이 조금만 유리해지면 어떤 일을 벌일지 알 수가 없다』고 말했다.
결국 두 김총재는 다음달 임시국회에서 정치 개혁입법과 김대통령의 신한국당 탈당 등을 겨냥, 공조투쟁의 고삐를 풀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두 김총재는 김대통령에 대해 당근보다는 채찍전술이 필요하다는 점에 의견을 같이한 셈이다. 두 김총재는 회동 말미에 배석자 없이 7분여 동안 밀담을 나눠 눈길을 끌었다.<유승우 기자>유승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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