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북벌완료 국토통일… 회교통치·러 반발 등 파장 클듯회교 무장조직 탈레반이 북벌을 완료하면서 아프가니스탄이 회교원리주의 일색의 땅으로 변했다. 탈레반은 25일 우즈베크계 군벌 압둘 라시드 도스탐 세력을 축출함으로써 사실상 국토통일을 이뤘다.
탈레반의 성공은 유례없이 신속하게 이뤄졌다. 94년 10월 파키스탄과 접경한 남부에서 거병, 2년만에 수도 카불을 점령했으며 3년도 안돼 아프간 29개주중 26개주를 석권했다. 이로써 탈레반은 89년 구소련군 철수 이후의 파벌간 내전에 종지부를 찍고 최초로 단일집권체제를 이루게 됐다. 탈레반 지배하의 아프간은 대내외적으로 엄청난 파장을 불러올 전망이다. 우선 내적으로 회교율법에 기초한 통치체제가 더욱 강화할 것이 분명하다. 이미 점령지내에서 실시해 온 여성의 사회활동 금지, 서구적 가치·행동의 일소 등 원리주의 통치가 전국적으로 확대될 것으로 보인다.
중앙아시아 지역에 강력한 회교원리주의 체제가 수립돼 혁명기지화한다는 점에서 지정학적 의미는 더 크다. 특히 러시아는 아프간과 접경하고 있는 독립국가연합(CIS) 소속의 타지키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4개국에 회교원리주의가 유입되지 않을까 초미의 관심을 쏟고 있다. 탈레반의 영향으로 회교도가 다수인 이들 지역에 불안정이 심화할 가능성, 이른바 「회교 위협론」을 우려한 때문이다. 러시아는 따라서 3만여명에 이르는 이 지역 주둔군에 비상사태를 명하는 한편, 『탈레반이 도발할 경우 CIS상호안보조약에 따라 대응할 것』이라며 강경 메시지를 발표했다.
회교 시아파가 지배하는 이란은 수니파의 탈레반이 자국내 저항세력을 고무하지 않을까 예의 주시하고 있다. 반면 전통적 탈레반 지원국인 파키스탄은 가장 먼저 탈레반 정부를 승인하며 환영했다. 서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를 잇는 교통요충지인 아프간의 경제적 잠재력을 이용하자는 계산에서다. 미국도 헤로인 원료의 주요 공급지인 아프간에 단일정부가 들어선다는 점을 일단 긍정적으로 보고 있어 러시아와 또 한차례 이해갈등을 불러올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배연해 기자>배연해>
□아프간 주요일지
▲73년=자히르 샤 국왕, 쿠데타로 퇴위·로마로 망명
▲78=사회주의자 누르 무하마드 타라키 집권
▲79=구소련군 침공·바브라크 카르말 집권
▲80=회교반군 무자헤딘, 대구소련 괴뢰정권 성전 돌입
▲86=나지불라, 대통령 취임
▲89=구소련군, 철수완료
▲92.4=무자헤딘 반군, 카불점령·나지불라, 반군에 권력이양
▲92.12=부르하누딘 랍바니, 대통령 취임
▲94=탈레반, 남부 칸다하르주 점령
▲96.9=탈레반, 카불점령·랍바니 축출·나지불라 처형
▲97.5=탈레반, 북부 도스탐 거점 점령·도스탐, 터키로 망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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