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일본 도쿄(동경)에서 타계한 김달수씨는 일제강점기와 광복직후 격동기를 올곧은 작가정신으로 조명한 소설가이자 한일문화 교류사 연구에 일가를 이룬 역사학자였다. 「현해탄」은 일제의 만행을 생생히 그려낸 대표작으로 꼽힌다. 그는 재일동포 1세대로 이 작품에서 일본인의 조선인에 대한 억압과 차별을 가감없이 폭로했다.그의 작품세계는 해방공간에 대한 「증언」으로 이어졌다. 66년 일본어로 출간된 「태백산맥」은 8·15광복에서 46년 10월 대구폭동으로 이어지는 해방공간을 그린 작품이다. 88년 해금돼 국내 독자 곁으로 다가온 태백산맥은 64∼68년 일본잡지 「문화평론」에 연재됐던 것으로 태평양전쟁중 경성(서울)을 무대로 쓴 「현해탄」의 속편에 해당된다. 이 작품은 민중을 역사의 주체로 보는 관점에서 지주, 고등경찰, 매판관료, 농민, 지식인, 노동자를 등장시켜 인물의 전형화에 성공한 작품으로 평가된다.
그는 또 일본문화의 「뿌리」가 한국이라는 사실을 역사적으로 입증하는 작업에도 심혈을 기울였다. 소년시절 가슴을 아프게 했던 「신공황후 삼한정벌」의 허구성을 증명하는 데에서 시작된 그의 「한일역사 바로잡기」는 「일본에 살아 있는 한국」 「일본 속의 조선문화」 등의 저서로 결실을 맺었다.
일제강점기의 암울한 조국현실과 광복직후의 격동기를 글쓰기로 껴안은 그는 「현해탄」 「태백산맥」 이외에도 「후예의 거리」 「박달의 재판」 등의 역작을 남겼다.<서사봉 기자>서사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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