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검은 터번 쓴 온건개혁주의자(뉴스메이커)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검은 터번 쓴 온건개혁주의자(뉴스메이커)

입력
1997.05.26 00:00
0 0

◎“사랑없이 결혼말라/부인은 가정핵심”에 차도르여심 몰표「검은 터번을 쓴 개혁주의자」

모하메드 하타미(54) 전 이란 문화부장관의 대통령 당선은 79년 이란혁명이래 18년만의 혁명으로 불린다. 그의 대통령당선은 이란 집권층에 일대 타격을 가하는 한편 상당한 사회적 변화를 불러올 것으로 예상된다. 대외관계에서도 미국 등 대서방 관계개선 가능성이 조심스럽게 점쳐지고 있다.

하타미는 이란의 중심지 예즈드에서 태어나 콤신학교와 이스파한대학교에서 각각 신학과 철학을 공부한후 아버지 뒤를 이어 성직자가 됐다. 혁명전 독일 함부르크 이슬람문화센터 소장으로 일하다 혁명과 함께 귀국, 의원에 당선돼 정계에 입문했다. 1982년 문화부장관으로 임명돼 11년간 재임하면서 영화 등 문화 활동에 자율성을 부여했고 언론의 자유를 신장시켰으며 여성의 사회활동을 독려했다. 이러한 활동은 결국 집권 보수 회교파의 반발을 불러 92년 강제로 장관직에서 물러나 4년간의 정치적 공백기를 맞기도 했다. 1월 온건 테크노크라트 그룹인 「G6」의 추천으로 대선후보로 나서면서 정치재개에 성공, 그 누구도 예상 못했던 대통령에 당선됐다.

하타미는 부인을 「가정의 핵심」이라고 부르며 세자녀에게는 『사랑하지 않는 사람과 결혼하지 말라』고 충고한다. 이처럼 회교권에서는 보기 힘든 진보적인 입장을 가진 그는 이제 아야툴라 알리 하메네이 최고지도자 등 보수 집권층의 저항을 극복하고 개인의 자유신장, 정치 개혁과 민주화를 실현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그는 또한 하셰미 라프산자니 대통령과는 달리 국가통제보다는 시장경제체제를 추구하고 개인의 생활을 엄격히 제한하는 종교의 영향력도 감소시킬 것으로 전망된다. 국민들은 벌써부터 8월에 취임하는 하타미의 개혁 행보에 시선을 집중시키고 있다.<배국남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