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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위기관리 첫 시험대/영 블레어­IRA 신페인당 대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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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 정부 위기관리 첫 시험대/영 블레어­IRA 신페인당 대면

입력
1997.05.2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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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아일랜드 평화 문제가 새로 출범한 토니 블레어 영국 노동당 정부의 위기관리 능력을 가늠하는 첫 시험대가 되고 있다. 보수당의 18년 장기집권을 저지하며 국가 통합이라는 과제를 안게된 블레어 총리에게 지난해 아일랜드공화군(IRA)의 일방적 휴전 파기로 재연된 폭력사태에 따른 사회 불안을 종식시키는 일이 최대의 급선무로 떠오른 때문이다.IRA의 정치조직인 신페인당과의 첫 대면을 총선을 치른지 3주도 안된 21일 서둘러 마련한 것도 이같은 연유에서 이다. 결론부터 말해 15개월만에 열린 양자 회담은 별 성과없이 끝났다. 양측은 「선 무장해제 후 협상」(영국), 「선 협상 후 무장해제」(IRA)라는 종전의 평화안에서 한치도 물러서지 않아 접점을 찾지 못했다. 신(영국계)·구교(아일랜드계) 민족간의 뿌리 깊은 구원에 대한 해법 찾기가 쉽지 않음을 새삼 보여준 대목이다.

그러나 이번 회담에 나타난 노동당 정권의 태도는 과거 마거릿 대처나 존 메이저 전 총리의 보수당 정권과는 사뭇 달랐다는 평이다. 회담을 앞두고 신페인당의 요구대로 투옥 IRA 인사들을 북아일랜드로 이감시키고 블레어 총리는 제리 아담스 신페인당 당수의 초청을 받아들여 23일 벨파스트를 방문키로 했다. IRA를 테러단체로 규정, 강경책으로 맞서던 보수당 정부가 모두 일축했던 조건들이다. 블레어의 이러한 유연성은 이날 실시된 북아일랜드 지방선거에서 기반을 다질 구교계의 정치적 실체를 사실상 인정한 것으로 비쳐지고 있다.

하지만 이에 대한 비판 또한 즉각적이다. 특히 구교계와 대치하는 신교계의 반발은 강력하다. 이들은 블레어의 행정적 미숙과 과욕이 빚은 실책이라며 다음달 3일 조지 미첼 전 미 상원의원의 사회로 진행될 다자간 평화 협상을 보이콧하겠다고 위협했다. 결국 블레어 총리도 전임자들의 경우와 마찬가지로 북아일랜드 딜레마에 빠져들 조짐이다. 블레어식의 해결방안이 나올 것인가.<윤석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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