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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도 모른 미수의 “후학사랑”/국악계 최고원로 김천흥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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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손도 모른 미수의 “후학사랑”/국악계 최고원로 김천흥옹

입력
1997.05.22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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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은 셋집살며 수당·용돈 모아/잇단 장학금 기탁 뒤늦게 알려져국악계 최고 원로 김천흥(88·중요무형문화재 제1호 종묘제례악, 제39호 처용무 인간문화재)옹이 20일 이화여대 무용과에 장학금 5천만원을 기탁했다. 이 사실은 김옹이 아무에게도 알리지 않아 21일에야 후학들의 입을 통해 국악계에 알려졌다.

김옹이 기탁한 돈은 그동안 모아온 각종 강연·심사료 등에다 미국에 사는 네 자녀가 아버지의 뜻을 알고 보내준 1만달러 등을 합쳐 마련한 것이다. 김옹은 지난해 3월에는 국립국악원에서 퇴임하면서 받은 퇴직금에 살던 집을 판 돈을 합친 5천만원을 서울대 국악과에 장학금으로 기탁했었다.

김옹은 평소 『내가 이만큼 된 것은 국악계·무용계 덕분이니 도움되는 일을 하고 싶다』고 말해왔다. 김옹은 1940년대초 이화여전 음악과 강사로 인연을 맺은뒤 지금까지 반세기가 넘게 강의와 논문심사를 맡고 있다.

김옹은 미수를 넘기고도 건강을 유지, 요즘도 가끔 무대에 서면서 후학을 지도하고 있다. 김옹은 제자들에 대한 사랑이 남달라 자녀들이 보내주는 용돈과 정부에서 받는 인간문화재 활동비, 국립국악원 비상근 원로단원으로 받는 수당을 한 푼도 쓰지 않고 아꼈다가 제자들이 공연할 때 보태주곤 했다. 김옹은 현재 둘째 아들 내외와 전세 아파트에서 살고있다.<오미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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