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든 브라운 영국 재무장관이 20일 금융 감독권의 일원화를 발표, 중앙은행 독립선언과 함께 영국 금융제도 개선의 양대축에 관한 밑그림을 완성했다.브라운 장관은 이날 중앙은행인 영란은행이 분리·관장해 온 금융 감독권을 현재 금융시장의 기능만 감독하고 있는 증권투자이사회(SIB)에 일임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는 SIB가 금융시장뿐 아니라 보험 은행 증권 채권 등 모든 금융기관을 통합, 감독할 수 있도록 이른 시일내 법을 개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는 중앙은행의 각 부서별로 감독권이 분산돼 있어 사실상 방임상태나 다름없는 현재의 금융관행을 SIB가 집중 관리, 잘못을 바로잡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실제로 영국에서는 베어링스 그룹의 파산 등 굵직한 금융 스캔들이 터질 때마다 책임 논란이 일곤 했지만 시원한 결론이 나온 적은 드물다. 감독기관마다 책임과 권한의 모호함을 내세우며 서로 비켜나갔기 때문이다. 또 현 감독체제는 「감독기준」과 「투자자 보호」 등 기본적인 조항도 명시되지 않은 것은 물론, 감독 기능의 분산으로 인한 중복 비용과 저효율이라는 구조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브라운 장관은 이를 의식, 『SIB는 책임있는 감독활동으로 국민의 이익을 증진하고 금융기관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해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6일 재무장관의 전결사항이었던 이자율 조정권을 영란은행에 넘겨 중앙은행 독립을 성사시킨 브라운 장관은 『중앙은행 독립과 금융 감독권 일원화는 금융 안정과 장기적인 번영의 밑바탕이 될 것』이라며 자신에 차있다. 그러나 야당인 보수당은 그의 개혁안이 성급하고 불필요한 것이라고 비판하고 있다. 그동안 관행으로 지속돼온 영국의 금융제도에 대한 그의 이같은 개혁안이 과연 성공을 거둘지 주목된다.<이종수 기자>이종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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