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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챔프 카스파로프 “딥블루 적응력 뛰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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체스챔프 카스파로프 “딥블루 적응력 뛰어나”

입력
1997.05.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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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BM,슈퍼컴에 유리한 조건 등 편파운영”/TIME지 5월26일자러시아의 체스 세계챔피언 개리 카스파로프는 타임 최신호 특별기고를 통해 IBM 슈퍼컴퓨터 「딥 블루」와의 체스 재대결에 대한 심경을 밝혔다. 그는 딥 블루의 적응력을 높이 평가했지만 IBM측의 편파적인 운영에 대한 불만도 토로했다. 다음은 기고문의 요약이다.<편집자 주>

나는 두 주전 뉴욕에서 「딥 블루」와의 재대결에서 패배했다. 조기승부를 피하면서 컴퓨터의 실수를 유발하는 전통적 전략을 사용, 첫 게임에서 승리한 것이 오히려 불행이었다. 나머지 게임에서 딥 블루는 이에 말려들지 않았다. 나는 이 컴퓨터가 「컴퓨터과학의 혁명」이요 「노벨상감」이라고 느꼈다.

승부의 분수령은 2번째 게임이었다. 이 기계의 장기 전략 예측능력은 나의 예상을 훨씬 넘어섰다. 이 기계는 눈앞의 먹이에 따라 쉽게 말을 이동하지 않았다. 이 게임에서 내가 좀 더 과감하게 미끼를 던졌더라면 전술적 실수를 유도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 기계가 그런 실수를 하지 않을 것이라고 생각, 기회를 놓쳤다. 딥 블루는 매우 유연하고 놀라운 순간적응력을 보여줬다. 나는 이 대결이 IBM에는 과학적 실험이상의 의미가 있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승패가 과학보다 우선시됐다. IBM은 커다란 광고효과와 주가상승의 성과를 거뒀다. IBM은 경기자·행사운영자·중재자·후원자로서 나를 매우 불리한 위치로 몰아 넣었다. 그들이 원했든 원하지 않았든 나로서는 견디기 힘든 적대적인 분위기였다. IBM은 대국장소와 조건을 통제, 기계에 알맞은 온도를 유지하고 딥 블루를 조작하기 위해 수십명을 동원했다. 그것은 딥 블루가 이겨야만 하는 「딥 블루 쇼」였다. 이를 변명으로 내세울 생각은 없다. 나는 또 이 기계가 난공불락은 아니라고 생각한다. IBM에 올 가을 이틀에 한 경기씩 20일동안 10게임의 재대결을 가질 것을 제안한다. 나는 내 능력의 50%밖에 발휘하지 못한채 패자로 남고 싶지 않다.

한편 이번 대결의 승자인 IBM은 체스를 통해 엄청난 이익을 얻은 만큼 체스계에 빚을 갚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IBM은 특히 재능있는 어린이들을 위해 체스 장학금을 마련해야 한다.<정리=최서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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