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사실상 ‘금융부’… 최고감독기관/재경원 추진 ‘금융감독위’ 기능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사실상 ‘금융부’… 최고감독기관/재경원 추진 ‘금융감독위’ 기능

입력
1997.05.20 00:00
0 0

◎금통위­입법,한은­행정,금감위­사법 삼각체제 운영강경식 경제부총리가 19일 금융기관의 감독을 총괄할 「금융감독위원회」를 총리실 산하에 설치하는 방안을 마련하도록 재정경제원 실무진에게 지시함에 따라 슈퍼부처 「금감위」가 출범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금감위의 총리실 설치방침에는 금융개혁위원회의 건의와 재경원 금정실에 대한 따가운 여론이 함께 반영된 것으로 풀이된다. 금융기관들에게 「시어머니」로 불리는 재경원이 통합감독기구마저 갖는다고 할 경우 「밥그릇 챙기기」로 비춰질 수 있다는 점을 우려한 것이다.

재경원은 「소속」보다는 「통합」에 무게를 두겠다는 입장이다. 재경원 당국자는 이와관련, 『정부조직법상 재경원도 총리실 산하에 있는 게 아니냐』며 『금융정책이 3원화하는 문제는 있지만 일관성있고 효율적인 금융감독을 위해서는 이같은 안에 동의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재경원은 이와함께 금개위가 은행감독원의 기능중 금융기관의 채무인수 보증 경영지도 편중여신 등의 감독도 금감위가 맡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즉, 은감원을 한국은행에서 완전히 분리해야 한다는 것이다. 강부총리는 이에 동의하고 있다.

재경원이 추진하는 금감위의 기능은 ▲은행·보험·증권감독원을 통합한 금융감독원 ▲예금보험공사 신용관리기금 등을 합친 예금보험기구 ▲증권 및 선물시장의 불공정거래 등을 감시하는 증권·선물관리위원회(현행 증권관리위원회)를 모은 것이다. 또 금융기관의 인·허가권은 물론 금융감독과 관련한 법령제정권도 보유, 사실상 금융감독에 관한 최고기관이자 「금융부」와 같은 부처 성격을 띨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강부총리가 이날 『금감위에 금융정책기능도 부여할지는 좀더 검토해 보자』는 입장을 밝혀, 순수한 정책기능은 재경원이 갖게 될 가능성이 높다.

중앙은행제도 개편과 관련, 통화신용정책이 정부고유권한인 만큼 금융통화위원회(금통위)가 이에 대한 최고의결기관이 돼야 한다는 입장이다. 곧 금개위의 방안처럼 금통위를 한은내부기관화하는 방안에 반대한다는 것이다.

결국 재경원 추진방향대로라면 금융정책이 ▲금통위는 입법 ▲한은은 행정 ▲금감위는 사법 기능을 전담하는 삼각체제로 운영된다고 볼 수 있다. 재경원은 물론 금개위가 김영삼 대통령에게 중장기 금융개혁과제를 보고할 26일 이후 공식입장을 밝힌다는 입장이어서 금개위가 최종안을 수정하거나 대통령의 특별지시가 있을 경우 수정될 여지는 남아 있다.

문제는 재경원 안대로 추진할 경우 난관이 적지 않다는 점이다. 현재 대부분 금융기관의 인·허가권은 재경원장관이 갖고 있어 이를 총리실 산하 금감위로 이관하려면 정부조직법을 비롯하여 개별 금융업법 등 40여개 법률을 제·개정해야 한다. 이번 6월 임시국회에 상정될 법안이 70여개 이르는 상황에서 이들 법안을 제출하더라도 통과될 지 장담할 수 없다. 또 은행감독원 등 3개 감독원이 통합에 따른 인력감축 등을 이유로 강하게 반발하고 있고, 국회에서도 상임위가 현행 재경위에서 행정위로 바뀌게 돼 이견이 있을 수 있다.

이밖에 정부조직 개편논의가 나오는 시점에서 정부조직법을 바꿔야 한다면 이 기회에 다른 부처의 역할이나 기능을 함께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다.<정희경 기자>

◎금융감독기관 반응/방향 수긍하면서도 불만 많아

금융개혁위원회가 금융감독체제 개편과 관련, 3개 금융감독기관을 통합하는 방안을 확정하자 당사자인 감독기관들은 통합의 기본방향은 대체적으로 수긍하면서도 통합방식과 그 결과에 대해서는 불안감을 감추지 못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은행감독원은 감독기관통합은 「대세」라는 입장을 보이면서도 통합에 따른 신분상의 변화에 대해서는 직급과 연령에 따라 다소 상반된 반응을 나타내고 있다.

그러나 은감원의 대다수 직원들은 한국은행을 떠나 금융감독원으로 편입될 경우 신분상의 불이익을 받지 않을까 우려하는 모습이 역력해지고 있다.

○…증권감독원도 감독기관통합의 필요성은 인정하면서도 감독기관 개편논의에서 증권이라는 특수성이 충분히 반영되지 않은 데 대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증감원 관계자는 『은감원과 보험감독원은 개별 금융기관에 대한 업무감독이 중심이지만 증감원은 증권시장의 공정거래질서 유지, 상장기업 공시관리 등의 다양하고 변화무쌍한 업무를 맡고 있기 때문에 획일적인 통합은 효율성이 낮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상당수 증감원 관계자들은 증권·선물위원회가 설치돼 증감원 업무의 상당부문을 흡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간판」만 바꿔달게 될 가능성도 크다며 안도하는 모습도 역력.

○…보험감독원은 감독기관이 통합될 경우 가장 큰 「피해」를 보게된다는 주장이 주류를 이루고 있는 가운데 일부직원들이 결사저지하겠다고 주장하고 나서 귀추가 주목. 보감원 노동조합은 통합방안에 즉각 반발, 조합원들의 의견을 수렴한 후 2∼3일내에 3개 감독기관노조와 협의를 거쳐 공식입장을 발표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조철환 기자>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